2004.04.03
어제 저녁 동기의 초상집에 갔다가 왔다.
망인은 동기의 모친으로서 78세에 졸업을 하셨다고 한다.
아주 오래전 재대하고 얼마되지 않은 무렵
부산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나는 무척 많이 살았다고 생각하며
만 날을 살았을까.... 하고 계산을 해 보았다.
그러나... 만 날을 채우기 위해서는 만으로 27세 하고도 얼마를 더 버텨야
만날을 살 수 있음을 알았다.
우리 나이로 29세 무렵에야 만날을 사는 것이다.
참으로 별로 못살았고나... 아직 만 날도 채우지 못했구나.
나는 일생을 세종류로 분류해 본다.
외톨이로 사는 세월 즉 결혼 전까지...
짝을 이루고 사는 세월. 자식들을 키우고 짝을 이루어 주는 단계까지...
그리고 나머지는 둘만의 세월...
이것이 신기하게도...
거의 만날을 사는 시점에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약간씩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리고 2 만날을 사는 무렵에 자식들은 결혼을 하며 분가를 하게된다.
그래서 그 2 만날 이후에는 노년을 맞게되는데
60년대 시절을 거슬러 가보면
2 만날 이후의 삶은 무척 짧기 그지없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 보면 노인인구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엄청 빠른 속도로 노령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도 엄청나게 높아져 가고 있다.
자....
우리는 3 만날을 살 수 있을까????
음.... 계산기로 톡톡.... 82.2세가 되면 3 만날을 산 것이다.
우리 나이로 84세경.......
잘 아시다시피....
현재 시점에서 문상을 가서 보면
사고나 질병이 아니면 80수 이상에 졸업하는 분들이 엄청 많음을 볼 수 있다.
내 나이 50넘었으나 30년도 더 남은 인생이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수명이 80세에 가깝다면...
우리 인생은(평균 수명까지 살았다고 가정했을 시)
3 만날 이상을 산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2 만날 이상을 살았으면 거의 다한 인생이지만
만 날동안 성장을 하고(제 1의 인생), 2 만날까지 2세를 키우고(제 2의 인생), 2 만날 이후는 둘만의 인생을 산다(제 3의 인생)
자세히 관찰을 하여보면 그 만날들을 분기점으로
사는 방식들이 모두 다름을 알 수 있다.
나는 아직 2 만날도 살지 못했으며
나머지 1만날을 또 더 살아야 한다.
제2의 인생이 서서히 마무리되려고 한다.
당신과 만나서 서로 좋아하여
삐약이는 딸 둘을 낳았고
그것도 모자라 7년 후에 또 아들을 만났다.
나는 2만 날을 살더라도 아들녀석은 아직 짝을 짓지 못하겠지.
어쨋던 일반적인 사람들은 2만날을 살 시점엔 자식들은 대부분 제 짝을 찾아갔을 것이다.
그렇게 하여 2만날을 시점으로 하여 제3의 인생을 맞이하게 된다.
제1의 인생이나 제2의 인생이나 제3의 인생이나
나 하나의 삶이지만 사는 모습은 무척 다르다.
홀로인 세월에서 짝을 만나고 북적이는 삶
그리고 모두를 보내고 난 둘만의 삶에...
이 둘만의 삶이 예전과 달리 무척 오랜기간인 것에 중점을 두어 보려고 한다.
제3의 삶이 무척 길기에...
예전처럼 자식에게 의지해서 살 수 없다.
자식에게 오래 의지를 하게되면 자식들 삶 또한 고달플 것이다.
제3의 인생은 어떻게 살 것인가.....
여기서 우리 삶사낭님들께 질문을 하여 보겠습니다.
님들은 제3의 인생을 어떻게 살겠습니까?
제 3의 인생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장 먼저 느낄 것인가?
첫째는 배신감이다.
자식 새끼 다 쓸모 없어...
가정을 꾸려 나가는 자식에게 대해 심한 배신감이 느껴질 것이다.
그 정도가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렇다고 자식에게 요구할 사항은 아니다.
예전에 우리가 만날을 살면서 짝을 찾아 새 삶을 꾸리고
부모로부터 유형무형 아픈 느낌을 받았듯이
자식은 부모 이외에 새로운 사랑을 하나 더 얻었기에(그것도 평생을 같이 할...)
사랑의 가지가 더 생긴 것이고 또 자식이 생기면 또 가지가 더 벌어지니
사랑하는 짝에게조차도 자기 자식에게 붓는 사랑에 대해 질투를 느낄 것이니
이렇게 내리 사랑함은 지극한 순리일 것이리라... 인지상정...
우리가 부모에게 그랬듯이
우리도 자식을 자연스럽게 놓아주는 연습을 하여야 할 것이다.
배신감과 미련에 억매여 있다면 나머지 제3의 인생은 피곤하여 질 것이다.
둘째로 느끼는 것은 늙음이다. 노화...
그러나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
저... 역사속의 중국 진시황도 결국은 죽었으니
노화로 인한 죽음은 누구나 거역할 수 없다.
거역할 수 없다면 순리임을 알고 아름답게 늙도록 하자.
노망 들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도록하자.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투정부리지 말 것이며 스스로 관리를 해야할 것이다.
2만날을 살동안 배운 지식을 더욱 다듬어 부드럽고 따뜻하게 사랑하자.
아름다움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늙음에 대하여......
나만 겪으며 죽음에 이르는 것은 아니니...
그러나 우린 행운을 가지고 태어났다.
왜냐하면 우린 3만날도 더 살 희망이 있으니
너무 많이 사는 것은 아닐까...
미안해 하면서 살자.
많이 살지 못한 선조들을 생각하며
복받은 세대에 태어난 것을 기뻐하며 살자.
끝....... 횡설수설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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