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619
게다라?
이것은 쪽바리 시키들 신는 나무조각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이 신던
짚신이나 나막신에 비하면
무척 만들기 쉬운 물건 같다.
게다라......
나는 초딩 상급생이 될 때도 이 게다를 신고 있었는 같다.
이 게다는 우리 할머니께서 항상 사오셨는데
나의 불만은 엄청 컸다.
왜냐하면...
내발에 맞는 아담한 것을 사주셨으면 좋으련만
항상
어른 게다를 사 주셨기 때문이었다.
왜 그래야 했을까?
아직도 의문 뿐이다.
하여튼 이 게다는 일제의 잔재인 동시에
가난의 산물임은 우리 모두 알 것이다.
불행한 과거를 떠올리며
다시금 그런 과거로 돌아가지 않게
우리 겨레는 노력해야 하겠지.
내가 초딩인지 초딩 전인지 잘 모를 때였다.
그때도 이 불쌍한 상징인
커다란 게다를 신고
냇가 쪽으로 가고 있었는 같다.
고흥상회 앞을 지나
꺼먼 탄가루 밖힌 길을 들어서면
중앙선 상행 철길이 보이고
멀리엔 터널이 보인다.
지금 보면 별로 먼 곳도 아니지만...
그 철길을 약간 따라걷다가
철길을 넘어서면 광활한 풀밭이 보인다.
지금에야 생각하면 약간 넓은 풀밭이겠지만,
하여간 그때는 무척 넓은 벌판이었다.
(지금 위치로 어디냐 하면
그 위치는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풍기통로 고가로를 넘는
고가도로 아래 동네 부근일 것이다.)
그 풀밭을 가로질러 냇가로 갈 참이다.
그런데 그때...
호기심 자극...
고추잠자리 한마리가...
풀가지 끄트머리에 앉아
나를 오라고 손짓하네...
다가가 손을 내밀려 치면...
포르르 날아서 옆가지로.
또 다가가 사랑스런 마음으로 손을 사알포시...
하지만 또다시 사라랑~~~
음...
지나치게 커다란 게다짝을 벗어 놓고
살금... 살금...
그러나 그대는
바람바람바람
왔다가 스쳐가는 바람바람바람
도저히 손에 들어오지 않는 바람바람바람
그런 얼마후
게다짝을 찾아다니는 얼라 크로즈업
잠시후 맨발로 집을 향하는 아이 스크린업
집에서 디지게 혼나는 아이 클로즈업
디기도 무서븐 울 아부지 얼굴 클로즈업
(참고로 울아부지 디기 무섭다. 지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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