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생각과 사고

딸아...

날마다 추억 2017. 8. 19. 20:19

021224



딸아... 

또 하나의 크리스마스가 다가왔구나. 
세월이 어느새 너를 사회의 길목까지 대려다 놓았구나. 
너는 아직 세월이 늦게 가는 것을 속상해 할지 모르지만, 
난 세월이 급류처럼 느껴지구나. 

참 잠깐의 세월인 것 같았는데 어느 사이 반백의 꺾어진 고개를 쳐다보며 
싫은 걸음을 옮기고 있다. 아니 밀려가고 있다. 

나는 항상 생각했다. 
내 어린 시절의 아픔을 너희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리라고 
그러나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는 그런 아픔을 겪어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모순일까? 
물자가 넉넉해서 풍부하게 쓰면 
그런 환경에 젖어 산 너희들은 물자의 귀함을 모른다. 

머 아빠가 별로 수입이 많지 않아서 다른 애들보다는 못 썼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래도 나름대로 너희가 나가서 기죽지 말기를 바라면서 용돈을 주었지 
주로 한잔 하고 오면 잘 주었지... 

이번에 이번 달엔 너에게 용돈을 안 주었지. 
매월 초면 주던 용돈을 아직까지 안 주고 있는데 너도 끈질기게도 아무 말이 없구나. 
나는 주고 싶은 충동을 참으면서 용하게 버텼다. 

모든 것은 접어두자. 
그냥 이 말만 하자. 
너 엄마가 주었는지는 모르겠다마는... 
어떠냐? 돈이 없으니까? 

나는 너희들이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돈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너는 곧 사회인이 될 것이다. 
돈에 인생을 바친 그런 인간보다는 조금 멋을 부릴 줄도 아는 사회인이 되기를 바란다. 
돈을 펑펑 써서 똥폼을 잡으라는 말이 아님은 알겠지. 

그나저나 
빨리 적응을 하여야 할텐데... 
아빠는 속으로 이랬어 
아직 늦지 않았다. 힘을 내라. 
그러나 너는 너무 빨리 포기하는 것 같아. 

세상은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너가 스스로 찾아서 쌀을 구하고 밥을 만들고 해야 하는 곳이야. 

긴말 하지 않으마... 

마침 옛날 기억을 떠 올리며 싼타가 되어보고 싶구나. 

크리스마스 이브에 

싼타아빠가 용돈을 주겠다. 
보너스도 듬뿍 얹어 주마 

메리 크리스마스..... 
항상 밝은 마음을 갖고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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