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229
그 넘은 참 신기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넘에게 쇄주 한 잔 얻어먹은 기억이 없다.
언젠가는 한 잔 산다고 해서 나갔는데
나중에는 내가 내게 되더라
더러븐 넘 온갖 슬픈 척을 하여
나의 착한 심성을 건드리다니...
나는 착한 걸까......?
이 넘의 마누라도 똑같네...
다음날이던가...
그날 약속한 삼가동엘 갔는데
토종닭을 맛있게 뜯고...
승질 급한 내가 역시 내고 말았지
다음에 한 잔 사? 우끼네 언제 만난다고...
이러고 얼마가 흘렀지.
잔치집에 갔는데 있더라구
에구 말을 말지...
전자의 기억을 다 잊어먹고...
가자...
헉 실수당...
말을 주워 담을 수만 있다면...
예의 그 넘은 따라오고 있었어.
잘못 걸린 거지
친했던 동료를 하나 부르더라고
나도 친하니까 상관 없어
그리구 셋이서 방술집에서 한 잔 하고 있는데
누구 하나를 더 부르더라구
셋이 낚시 친구인가봐
그래서 또 한 넘이 왔는데...
이 넘 봐라.
안주를 시키네...
음 초면인 넘이...
음 그렇다면...
지금까지 것은 내가 내지 머
나머지는 니가 내라는 뜻이었지
조금 인상이 안 좋더라구
좋다. 이번에는 절대 안 당한다.
나도 엉덩이를 붙이고 질기게 기다렸어
오늘만은 절대 안 당하려고...
편의상 첨 만난 애를 갑
두번째 온 애를 을
세번째 애를 병이라고 하자.
애들이라고 해도 돼
6,7년 어린 넘들이니까...
그런데 을이 벌떡 일어나더니
계산을 하는 거야
을도 술값 잘 안 내는 편인데...
음흠...
한 잔 더하러 가자네...
머 그러지 머
을이 냈으니
나도 성의라도 점 보여야쥐
노래방엘 갔어
노래방 값은 내가 내어야겠다.
병이라는 넘이 술을 부르네.
아쭈 그거는 지가 사려나 부지..
한참 흥이 날 무렵
카운터에 얼마냐고 물어봤어
아니 술값이 계산 안 된 올이네
아니 이게 머 이런...
좋아 어떻하나 보자...
어렵쇼
병이라는 넘이 눈을 반들거리더니
어느새 사라져 버렸네
참 잘하는 짓이다.
더 두고 보자.
싫컨 놀았으니 가자...
그리고는 뒤에 있어 봤어
허 이런 을이 또 계산하러 가네
참내 내 정의감이 또 발동하여
니가 왜 내냐...
내가 계산을 하고 나왔는데...
갑과 병 중에 어떤 넘이 더 빈대일까...
그 넘들 그렇게 빈대붙어 모은 재산으로 잘 먹고 살까?
참고해야 할 것은 을은 계들 밥이었어.
착한 우리에게는 얻어먹을 수도 있지만
계들에겐 항상 조달청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