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13(어떤 블로그에서 찾아옴)
휴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나 할배다...
헉 이늠이 항렬이 더 높다고...
할 수 없지머..
그래 어떤 일?
중학 동기 ....
아아 알았어...
설에 사는 동기인데
부친 상이라네
부고는 전해들었는데
어떻게 할까...
상주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음 얘도 마침 종씨라서
어릴 때는 항렬 가지고 싸운 적이 있었다는 것이 떠오른다.
기억력 둔한 내가 잊어먹고 있다가
퇴근하여 집에 다 가서야 아차 싶었다.
다시 돌아서서 초상집을 향하고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어본다.
가서 얼굴이라도 보고 오지머.
초상집 병원 지하이다.
안쪽을 들여다 보니
어떤 상주가 내가 아는 상주인지 잘 모르겠다.
하긴 30년이 훨씬 넘은 이 시점에 어린 흔적을 찾기가 쉬울리가 있겠냐만...
망인에게 2배하고...
상주를 향해 맞배 하고...
동기의 이름을 불렀다.
어렴픗이 너 아닐까 했는데
역시 너가 나다고 그런다.
그래그래 너 나 알아?
갸도 갸우뚱 한다.
나는 누구다라고 말하니 아하 하다가 갸우뚱...
그래 기억을 살려 주니
언득 기억이 나기는 나는가 보다.
니랑 나랑 항렬 가지고 싸웠자나
그제야 오랜 된 기억을 생각해 보나 보다.
옆에 술자리를 권한다.
얘들은 누구쥐?
도무지 기억 안 나는 얼굴들이다.
혼주와 혈연 관계가 있어 상복을 입고 있는 하나는 고등 동기이고
또 하나는 중학 동기라는데
몰따...
기냥 그렇다고 하니
말을 들 수도 없고
그래 자네는 어디서 무얼 하는고?
이렇게 서로 안부를 물으며...
있으려니 문상객들이 닥친다.
둘이서 물러나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사는 이야기를 한다.
살았던 이야기도 한다.
실은 잘 모르는 사이에 그런 말들이 귀에 꼭 들어오랴마는
밥만 꾸역꾸역 먹기는 그렇자나...
한쪽은 말하고 한쪽은 고개를 끄덕이며 식사를 마쳤다.
그냥 나오기에는 너무 일찍은 것 같다.
우리 동기들이 고향에 많이 사는데
몇이라도 오려나 싶어 기다려보고 싶다.
이 시간쯤이면 많이도 왔을 법도 한데...
마침 누가 인사를 한다.
또 하나가 인사를 한다.
동기들이다.
다행이다.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앉았다.
조금은 말이 쉬워진다.
자주 본 동기들이니까....
그러면서 또 기다려 보고 있었다.
제집처럼 와서 시끄럽게 하는 동기가 있었으면 싶었다.
술이 맛이 없다. 괜스리 더 취하는 같다.
마침 또 손님들이 들어온다.
자리를 피해주는 척 나올 수 있었다.
나중 온 동기가 같이 따라 일어섰다.
둘이서 초상집을 뒤로하고 걷고 있었다.
동기는 원망을 한다. 객
지 놈들은 말이야...
큰일에만 알리고 가면 끝이야...
맞는 말이야.
나두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네들도 큰일 있다고 찾아 온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야.
모두 접자...
우리 자신도 걔네들의 고향일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