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생각과 사고

빈대의 후손

날마다 추억 2017. 8. 19. 20:20

021229



  그 넘은 참 신기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넘에게 쇄주 한 잔 얻어먹은 기억이 없다.


  언젠가는 한 잔 산다고 해서 나갔는데

  나중에는 내가 내게 되더라


  더러븐 넘 온갖 슬픈 척을 하여

  나의 착한 심성을 건드리다니...

  나는 착한 걸까......?

  이 넘의 마누라도 똑같네...

  다음날이던가...


  그날 약속한 삼가동엘 갔는데

  토종닭을 맛있게 뜯고...

  승질 급한 내가 역시 내고 말았지

  다음에 한 잔 사? 우끼네 언제 만난다고...


  이러고 얼마가 흘렀지.

  잔치집에 갔는데 있더라구

  에구 말을 말지...

  전자의 기억을 다 잊어먹고...

  가자...

  헉 실수당...

  말을 주워 담을 수만 있다면...


  예의 그 넘은 따라오고 있었어.

  잘못 걸린 거지

  친했던 동료를 하나 부르더라고

  나도 친하니까 상관 없어


  그리구 셋이서 방술집에서 한 잔 하고 있는데

  누구 하나를 더 부르더라구

  셋이 낚시 친구인가봐

  그래서 또 한 넘이 왔는데...

  이 넘 봐라.

  안주를 시키네...


  음 초면인 넘이...

  음 그렇다면...

  지금까지 것은 내가 내지 머

  나머지는 니가 내라는 뜻이었지

  조금 인상이 안 좋더라구

  좋다. 이번에는 절대 안 당한다.


  나도 엉덩이를 붙이고 질기게 기다렸어

  오늘만은 절대 안 당하려고...

  편의상 첨 만난 애를 갑

  두번째 온 애를 을

  세번째 애를 병이라고 하자.

  애들이라고 해도 돼

  6,7년 어린 넘들이니까...


  그런데 을이 벌떡 일어나더니

  계산을 하는 거야

  을도 술값 잘 안 내는 편인데...

  음흠...


  한 잔 더하러 가자네...

  머 그러지 머

  을이 냈으니

  나도 성의라도 점 보여야쥐


  노래방엘 갔어

  노래방 값은 내가 내어야겠다.

  병이라는 넘이 술을 부르네.

  아쭈 그거는 지가 사려나 부지..

  한참 흥이 날 무렵

  카운터에 얼마냐고 물어봤어


  아니 술값이 계산 안 된 올이네

  아니 이게 머 이런...

  좋아 어떻하나 보자...

  어렵쇼

  병이라는 넘이 눈을 반들거리더니

  어느새 사라져 버렸네


  참 잘하는 짓이다.

  더 두고 보자.

  싫컨 놀았으니 가자...

  그리고는 뒤에 있어 봤어


  허 이런 을이 또 계산하러 가네

  참내 내 정의감이 또 발동하여

  니가 왜 내냐...

  내가 계산을 하고 나왔는데...


  갑과 병 중에 어떤 넘이 더 빈대일까...

  그 넘들 그렇게 빈대붙어 모은 재산으로 잘 먹고 살까?

  참고해야 할 것은 을은 계들 밥이었어.

  착한 우리에게는 얻어먹을 수도 있지만

  계들에겐 항상 조달청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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