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5일
소백산 비로봉 산행기
아들과 함께
오늘 산행은 좀 특별합니다.
아들로부터 신년 산행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뭐.
나랑 당신이랑 아들 세명이서 가자는겁니다.
그거 좋지.
날짜는 맞추다 보니 5일로 정해졌고요.
80년대 초에 소백산에서 당신을 만나서...
그렇게 어쩌고 저쩌고하여 우리는 결혼하게 됩니다.
우리는 산을 좋아하는 건 맞습니다.
그런 한 90년대 중반쯤 어느 새해에...
우리 가족은 다시 소백산을 오릅니다.
딸 둘과 당신, 작은 딸과 7살 터울인 아들을 데리고 산행을 하게 됩니다.
이때 아들은 5살 정도 되었던 같습니다.
그런 그날 정상을 오른 것은 아들과 나 둘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아이구 또 일찍 깨었습니다.
새벽 세시입니다.
할 것이 없어서 뒷산을 갔다가 옵니다.
한시간이 더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리고도 넉넉한 ...
9시가 넘어서 우리는 출발하고자 합니다.
어? 당신은 못간다고...
왜?...
그렇게 하여 둘만 출발합니다.
금계호를 지나 삼가동에 들어서려니...
눈으로 덮힌 비로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포근하고 부드러운 소백산...
매표소를 지나 캠핑장 위에서 차를 세웠습니다.
너무 많이 가면 걷는 재미가 없을 같아서
물이 적게 흘러서 조그마한 개울같습니다.
그러나 하산시에 보니 물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얼어서 적게 흐르는 것이 아닌가...
달맞이길. 데크로 된 탐방로로 들어섭니다.
시간을 넉넉하게 쓰기 위하여 비로사 쪽으로 가서 입구를 찍습니다.
아차. 입구라 그러지 않죠. 갑자기 생각 안 남.
여유를 가지고 가려니까 이런 곳도 보입니다,
달밭골 마을이 나타납니다.
세멘도로가 끝나고 돌덮힌 길이 나타납니다.
소백산 산신에게 제사지내는 곳이랍니다.
지붕은 초가가 아니지만,
무엇을 피우는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드디어 입구에 들어서는 같습니다.
안에도 민가가 있었네요.
아마도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집이 아닐런지...
촘촘한 소나무밭 사이로 난 돌밭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첫번째 쉼터가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지가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절반은 온 것입니다.
이 쉼터 윗쪽에는 샘터가 있습니다.
오랫만에 샘터를 가보았습니다.
그러나 물이 졸졸 흐르기는 한데...
받아 마실 정도는 아니네요.
가물어서 그런가...?
꽤 고달픈 길들이 나타납니다.
항상 느끼지만, 오를 때는 힘듭니다.
인내를 배워야겠죠.
급하지 말고 서서히...
오르고 또 오르면... 정상이 나타나겠죠.
나무 사이로 보이는 눈 덮힌 원산을 찍어봅니다.
이것이 겨울 산행의 별미가 아닐까...
지난 여름 산행시에 보았던 공사 현장들이...
완료되었습니다.
신형계단이네요. 거적데기 계단이 푹신합니다.
계단 모양도 특이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능선에 오른 같습니다.
나무들 사이로...
비로봉이 보입니다.
다시 나타난 비로봉을 찍어봅니다.
줌인...
올라갈수록 눈이 많이 보입니다.
여기 샘터도 물이 없네요.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오릅니다.
정상이 눈앞에 보입니다.
파아란... 하늘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오늘 예보에 미세먼지 나쁨이었는데...
나는 참 운이 좋습니다.
이 동네의 최고 높은 곳에 섰습니다.
아름다운 소백산.
연화봉 쪽
단양 쪽
국망봉 쪽
영주 쪽.
역광이어서 아깝네요.
우리나라 산 중에서 조망이 이렇게 좋은 산이 또 있으려는지...
연화봉 쪽 다시 한 컷.
혹시 모르니까...
아이젠을 신고...
이날 하루는 이렇게 하산하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
.
.
.
.
.
.
그런데...
.
.
.
.
.
당신 누구요?
.
.
.
.
.
하산하는 중.
첫 쉼터에 낯익은 실루엣...
당신이었네...
뒤따라 처제차를 얻어타고 올라왔답니다.
그렇게 우리는 가족상봉을 하게 되었다나 음음...
하산이 거의 끝날 무렵에...
바위를 감고 있는
저것은 뿌리인가... 줄기인가...?
무슨 식물일까...
그렇게 산행을 마쳤습니다.
그냥 집으로 가기에는 아쉬운 듯...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여
어떤 음식을 먹을까. 티격태격. 아들은 피자, 햄버거. 나는 오리고기, 당신은 오리고기 싫다.
그래서 생선구이를 먹기로 합의하고 그 집에 도착하니 생선찜입니다.
우리는 근처에 횟집에 들어가서 포식을 합니다. 쇄주도 당연....
나에게는 동화같은 날들입니다.
기분 좋은 하루입니다. Happy New Year
======================================================================================================================
'여행·산행·야생화 > 정상에 서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양 도락산 산행기-樂山인데 岳山인 것처럼 (0) | 2020.02.27 |
---|---|
단양 황정산 산행기-하산하기 어려운 코스 (0) | 2020.02.27 |
문경 운달산 산행기 (0) | 2020.01.18 |
100명산 남양주 천마산 산행기-엉뚱한 길을 가다 (0) | 2020.01.18 |
100명산 영월 태화산 산행기(고씨동굴 > 영춘면) (0) | 2020.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