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추억 속으로

벌써 그 세월자락에 서 있으니..

날마다 추억 2017. 8. 21. 21:27

2004.04.24. 10:43



 


두가족은 설레었다.
우리 첨으로 가족을 이끌고 피서를 가는 것이었을 거야.
총각 시절엔 오히려 못해 보던 짓을 우리는 계획하고
드디어 떠나는 거야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오오~~~~

너는 아들과 딸, 나는 딸만 둘. 걔들이 몇살이었을까....?
네살 두살???
하여튼 신이 났다.
북평역이었지 지금은 동해역이지만...
우리는 실제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몰랐었는 같아.

할미바위였제?
거기는 민물이 합쳐지는 곳이라 실제 모래사장은 없었다 그쟈?
우리는 거기 좁은 한 곳에 텐트를 쳤단다.
자 이제 신바람 피서야...

하루종일 바다속을 들랑날랑하면서 너와 나 둘이는 소주를 엄청 먹었어.
실은 나 그때 술이 약했자나...
그런데도 들랑날랑 하면서 먹으니까 술이 덜 취하는 같았어.
아가들은 민물쪽 좁은 모래톱에서 흙장난 치면서 놀았는 같은데
요기 사진을 공개할게.


(내딸 니아들 니딸 내둘째 : 니가 모를까봐 갈켜주는 거야)


넌 이거 아니?
우리 텐트 옆에는 정자같은 것이 있었자나.
거기에는 마침 휴일이라고 그 동네분들이 잔뜩 싸가지고 와서 놀고 있었지.
그런데 그분들 음식 중에서 막걸리가 너무도 먹고 싶었지.
너도 먹고 싶었는지는 잘 몰라.
소주에 질렸다고나 할까...

그런데 그분들이 요지부동이더라고.
아저씨 그거 어디서 사오지요?
한병 팔면 안되요?
이 정도면 나같으면 말야. 옛수 한병 하수 할 건데
절대 그 분들은 모른 척 했자나.

그런데 마침 찬스가 왔었지.
그분들 중 누가 손가락을 베였는 거야.
우리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얼른 반창고를 가지고 가서 그분을 치료해 주었자나 그쟈? ㅋㅋ
그리고 보답으로 그 꿀맛같은 막걸리 한병을 얻었지. ㅎㅎ

너의 딸은 그래도 의젓한데 우리 둘째는 울보였지.
이렇던 놈들이
이런 우리의 애들이 이제 사회인 대우를 받는 대학생이 된다는 말이지.
참 세월빠르다 야....
너는 이제 모두 보내지만 나는 늦게 본 아들 녀석이 있어서 이놈 보고 살지만.
어느세월에.....?
우리는 벌써 그 세월자락에 서 있으니...

심메야 딸에게 보내는 편지 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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