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추억 속으로

제비 새끼 키우기

날마다 추억 2017. 8. 21. 21:33

2004.05.08



달구 새끼는 병아리

 

꿩 새끼는 꿩아리 아니구 꺼병이라네요.

 

소 새끼는 송아지

 

개 새끼(흠 욕하는 가트다)는 개아지 아니네 강아지로군

 

말 새끼는 망아지 음 네발 달린 넘들은 모두 아지로 나가나 봐요.

 

그럼 고양이 새끼는.....???

 

고아지라고 할려고 했죠???

 

ㅋㅋ 말문 막혔죠??? 메렁~~~

 

제비 새끼를 키웠는데 제비 새끼는 무어라고 이름 부치나...?

 

저아리. 제아리 제바리 잽아리 제병이 에이 몰따...

 

제비 새끼 키운 분 계시려나...

 

요건 신혼초 때니까... Fe이 들었는데도 이런 짓 했군요.

 

이러면 엽기일까....?

 

나의 몸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모성애에 의해... 쩝...

 

새들은 암수 모두 먹이를 구해서 새끼에게 제공하므로.

 

부성애도 괜찮겠네요.

 

남의 집 샛방에 살고 있었더랍니다.

 

기역자 집인데 기역 첫획을 그르면서 꺾어서 내리 그어 3분의 1 내려올 찰나에 뚝 자르면

 

그까지가 주인이 살고 나머지 획을 그은 곳은 우리가 살았죠.

 

요 제비들의 집은 그 경계지점에 있었답니다.

 

마루에서 밖으로 문을 열고 제비들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쉴새 없이 물어나르는 제비 부모님의 저 갸륵한 정성을 보고 있노라니...

 

내 태어나고 열달만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정말 생각 했을까? 분위기 잡으려고 한번 그래보는 모양입니다.

 

눈 앞에서 파리들이 돌아다닙니다.

 

약을 올립니다. 나 잡아 봐라. 요렇게... 이씨.......

 

저는 드디어 파리에게 선전포고를 하기에 이릅니다.

 

아닙니다. 선전 포고도 하지 않은 체 비겁하게 뒷통수를 쳤습니다.

 

앗싸!!! 요놈... 내 손아귀에 있는 요놈을...

 

그렇지!! 갑자기 좋은 묘안이 떠올랐습니다.

 

요지 같은 뾰족한 나무에 그놈을 꼽았습니다.

 

나를 원망말아라. 너의 진 죄가 너무 크잖니. 눈 앞에 알짱거린 죄 말이다.

 

큰 권력 앞에서는 알짱거리면 모두 죽어 너처럼...

 

대통령도 죽을 뻔한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지...

 

그놈을 꼽아서 길다란 작대기 끝에 매달았습니다.

 

그리구...

 

제비집에서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들 앞으로 갖다 대었습니다.

 

신기방통하게도 먹이를 알더군요. 너무나 똑똑한 놈들이더군요.

 

허 기특한 놈들...

 

난 이제 앞에서 알짱거리지 않는 놈들도 찾아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무시무시한 파리채까지 동원하여 파리 사냥에 몰두하였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때 내가 먹인 영양가로 인해 그 새끼들은

 

커서 제비나라를 평정했다고 들었는데... 믿거나 말거나.. 쩝

 

그런데....

 

그런데....

 

내가 먹이를 주는 장면을 어미가 보았습니다.

 

실은 어미인지 애비인지 잘 모릅니다. 그들이 거시기를 보여주지 않으니

 

어떻게 알아요. 대강 넘어가고요...

 

그리고 어미가 혹은 애비가 표로롱 날아갔습니다.

 

나는 다시 영양가 넘치는 파리 꼬지를 새끼들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나의 이 철철 넘치는 애정을 외면하고 있더군요.

 

아무리 들이밀어도 꾹 다문 주둥이라 하면 안되겠고 부리를 벌리지 않는 것입니다.

 

난 녀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절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미녀석이 새끼를 꼬집었나 봅니다.

 

받아 먹으면 주거 이런 표정으로 째려보면서 말이죠...

 

이야!!! 놀랍더군요.

 

그 어린 새끼가 어떤 의사전달을 받았기에

 

불과 몇초 사이에 행동을 저렇게 싹 바꿀 수가 있는건지...

 

우리 인간의 애기들도 그런 단호한 의사전달을 받을 능력이 있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이렇게 하여 눈물을 머금고 제비 쌔끼 키우기는 포기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