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추억 속으로

묻어지는 추억

날마다 추억 2017. 8. 19. 20:30

200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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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전 나 국민학교 5학년 때야. 할아버지께서 막 임종을 하셨지. 참 슬픈 날인데도 슬픈 표현이 잘 안되더라고. 어머니와 나는 길을 나섰어 임종을 알리러 친척집으로 가는 중이었지. 지금 같으면 전화로 띠리리 아니 휴폰으로 누나 전화 받아요 이히히~~~ 요건 둘째의 휴폰에서 나는 소리지 요렇게 쉬운 거지만... 전화도 아주 부자 아니면 설치할 수도 없던 시대였으니 몸으로 뛰는 수밖에 한절마(한절마을)로 가야 하는데 가는 길에는 커다란 고 기와집이 있었지 마당도 무척 넓고 멋있는 집이 있었는데 사람은 살지 않는 같았어... 담 안 쪽에 감 나무가 있었는데 밖으로 벋은 가지에서 금방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홍시가 속을 드러내놓고 누워 있는 거야. 커다란 횡재를 한 거지... 그 날 또 우리집 부근에 민교장네라고 있었는데 그 집을 지나치다가 또 하나의 홍시를 얻을 수 있었지. 나는 나중에 그 홍시 두 개와 할아버지의 임종을 연관시켜보려고 아무리 노력했지만 아직까지도 해답은 얻지 못했어... 이 소리를 왜 하는지 궁금하지 어떤 아지매가 자기집 감나무에서 수확한 홍시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하나 주는 거야. 나는 먹을 생각을 하니 어설퍼서 사양을 했는데... 예전에 그 귀했던 먹거리들이... 없어서, 안 줘서 못먹던 먹거리들이 지금이야 먹기 싫어서 안 먹지 없어서 못 먹는 세월이 아니니... 물자의 귀함을 모르는 세대에 태어난 우리 아들딸들이... 이런 것을 어떻게 이해하겠으며 아련한 추억을 혼자 가지고 있기에는 서른 세월을 묻어두고 있기에는 너무도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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