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04
결혼하고 얼마 안되었을 때이다. 우리가 자는 방은 마당에서 바로 문을 열게 되어 있었는데... 있잖아 응응 신혼부부 할게 더 있냐.. 불을 끄고 꼭 끌어안고 있는데 말이야... 어렵게 표현하자면 오오 당신뿐이야 막 그러려고 하는 순간인데 말이야... 어떤 녀석이 내 이름을 부르는거야. 헉 큰일이다. 무법자 녀석이야... 우리 자는 척 가만 있자... 숨을 죽이고 있었지. 이 녀석 가라 가 좀... 그녀석 뭐라하는 줄 알아... 문 안 열면 내가 쳐들어간다. 녀석 설마..... 우린 설마를 믿고 있었는데 설마가 사람 잡네 녀석 진짜 문을 드르륵 열자나. 황당... 참 사람 미치게 만드는 녀석. 이럴 땐 어떻해야지. 우우 님들 상상에 맡긴다. 님들 이런 경우 당해 봤는지? 여럿이 보고 있는 것이니 표현은 이 정도 하고... 옷을 주워 입고 녀석을 접대했는지 아니면 화를 내고 쫒았는지 자세히 기억이 안 나네 무지 화가 나서 쫒았을 같기도 하고. 언젠가 잠자는데 언 놈이 들어와서 불을 켜더라고 역시 이 놈이었거든 아주 황당한 놈이었지. 이때 화를 내고 쫒았는지 그때 쫒았는지 잘 모르겠다. 좌우지간 웃기는 놈이었어. 너 이녀석 장가 가거든 보자... 잔뜩 별렀거든... 이 녀석 장가가고는 어디 사는지 집도 안 가르켜 주더라. 지 잘못은 알았던 모양이야. 이 녀석이 지금도 잘 살고 있다면 추억거리로 이런 얘기 안주거리로 충분한데... 녀석은 아들 하나 낳고 이혼하고 정신 병원 드나들더니... 지금은 거의 폐인 되었다고 듣고 있거든... 찾아가서 위로라도 하고 싶지만 쇄주병 들고 올까봐 무서워서 가보지 못했어. 술곤조도 있어서 그놈 오면 다락에 숨은 적도 있거든... 세상에 무엇이 너를 미치게 하였는지는 모르겠다만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 조금만 마음이 너그러웠어도 그런 병이 오지 않았다고 봐. 집착은 원망에 대한 집착은 반드시 병을 부를지니... 나 별로 아는 것 없지만 쓸데없는 집착에서 나쁜 기운이 온 몸에 스미고 또 스며들고 쌓이고 누적되어 결국은 자기 삶을 원망의 절벽에 서게 할 것이야. 항상 양보하고 즐겁게 사는, 여유를 가지는 생을 찾아 가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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