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1일 저녘
손녀와 베개 싸움
"할아버지 싸워요."
엉? 녀석이 베개를 들고 싸우자고 한다.
좋아. 나는 앉아서 베개를 들고 막을 준비를 한다.
녀석이 전진하면서 위에서 내려친다.
위로 막고 옆구리 1타. "1점"
이번에는 옆으로 휘둘러 온다.
옆으로 막고 머리 슛. "2점"
또 들어 온다. 막고 얏. 3점. ㅎㅎ
다시 돌진. 이번에도 막고 팡. "4점"
"....."
어 녀석이... 울먹이더니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 왜였을까? 녀석이 한대도 못 맞추어서 그러는 것 같다.
마음을 진정시키는가 싶더니
다시 싸움을 걸어온다.
좀 전보다는 많이 민첩하고 빠른 것 같다.
조금 미안하기도 하여
허점을 보여줬더니 연신 득점을 한다.
조금 풀어졌는가 보다.
이제 그만하자. 그리고 내방으로 온다.
이녀석 따라오면서 베개를 휘두른다.
아이구. 이녀석이...
내가 누울 라텍스 베개를 들고 방어에 나섰다.
아주 신속한 속도로 공격을 해오는데...
찬스. 머리 쪽이 비었다.
베개로 녀석의 머리를 쳤다.
"땅" 어? 왜 이소리?
베개 바닥쪽을 보니 손바닥보다 조금 큰 판자가 붙어 있었다.
뭐 이런 베개가 다 있지? 몇년을 쓰면서도 처음 안 사실이다.
아이고 큰일났다.
아기는 으앙하고 운다.
아이구 미안해 몰랐어.
무엇으로 달랠까...
서랍을 열어보니 5천원 지폐가 하나 있다.
미안해. 미안해. 손에 쥐여 주었다.
ㅎㅎ 세게 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판자잖아.
이러면 내가 반칙패인가.... ㅎ
저거 엄마한테 일러주면 어떻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