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4일
통리 백병산 산행기
아침 네시 반경이다.
지금 산행지로 출발하기엔 너무 이르다.
그냥 기다리기도 지겨울 것 같다.
성재라도 갔다와야겠다.
그렇게 성재를 갔다가 왔다. 약 7,500보.
세수도 하고, 주방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나선다.
목적지 통고산자연휴양림.
도착했을 때는 아직 8시 전이었다.
그런데 바리케이트가 쳐져있어 입장할 수가 없었다.
코로나때문인지...
나중에 확인한 결과 태풍 피해를 입어 등산로도 폐쇄되었다고 한다.
사무실로 전화하여도 아직 근무시간이 아니어서 받지도 않는다.
돌아나와 청옥산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거기서 청옥산 등산하려고 했지만,
등산로를 막아놓았다.
송이채취 철이라서 그런가...
하지말라는 것을 굳이 하고싶지 않다.
마지막 선택지는 백병산 뿐이다.
하여...
백병산 아래 도착했을 때는 9시경.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 코스를 검토한다.
태양의 후예 셋트장 쪽으로 올라서 통리재 쪽으로 내려올 것이다.
차를 여기 세우는 것이 맞을까...
조금 더 아래쪽에 세울까... 그래야겠다. 후진...
어이쿠. 이런. 차가 덜컥 내려앉는다.
턱진 곳이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무리해서 빠져나오기보다 A/S신청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A/S신청 전화번호 찾는데 마선생 전화가 온다. 어디냐고...
어 통리야. 빠졌다고는 절대 말하지 않음.
그렇게 하여 A/S를 받아 차는 빠져 나왔다.
차는 그대로 세워놓고 A/S 차를 얻어 타고 태양의 후예 셋트장 입구까지 갈수 있었다.
자 출발...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은 10시 4분.
일단은 아스팔트길을 걷는다.
무덥던 날이 엊그제인데 어느새 낙엽이 지고 단풍이 물들어간다.
길은 좁아지고 ...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도 싸하게 불어온다.
여기쯤에서 갈림길이 나오겠는데...
백병산을 우측으로 오르느냐, 좌측으로 오르느냐의 갈림길.
나는 우측으로 가려고 한다.
그런데 GPS는 우측으로 가는 길을 지나쳤다고 표시한다.
다시 돌아가 본다. 너무 내려갔다.
다시 올라간다.
갈라지는 곳을 찾을 수 없다. 분명 이 부근인데...
오른 쪽을 유심히 살피며 가는데...
길은 보이지 않지만, 누가 풀밭을 헤치고 나간 흔적이 보인다.
따라갔더니, 개울을 건너고 길이 나타난다.
법정탐방로인데... 이렇게도 관리가 안되었다니...
갈림길 입구는 찾기 어려웠지만
등산로는 선명하게 보인다.
오늘 쉽지않은 산행이 되려나.
산은 육산의 형태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아까 갈림길 부근이 체육공원이었나보다.
도로를 2키로 넘게 걸었는 같다.
도토리...
참나무가 참 많은 산이다.
여기서는 귀한 바위를 만났다.
하늘이 보이니 능선부위인가 보다.
능선에 올라서며 잠시 숨을 고른다.
제법 가파른 바위를 끼고 걸어간다. 촛대바위인가 병풍바위인가.
조망. 우측으로 보이는 원산. 남쪽이 되겠다.
좌후방 쪽에...
저기가 어딜까...?
태백시 황지동네일 것 같다.
그렇다면 좌측에 높이 태백시를 가리고 있는 봉이 연화산이 되겠다.
그 뒤에 산이 함백산인가... 시설물이 보이네.
이 산에서 가장 험한 코스.
멀리. 철탑들이 하얀 선을 그리며 서있다. 북쪽.
방금 지나온 봉.
꽤 멋있는 나무 있어 찍는다.
그러나 뿌리째 뽑힌 나무가 같이 찍힌다.
삶과 죽음은 공존한다.
항상 봐도 경이로운 소나무...
정상을 향해 마지막 스퍼트한다.
드디어 정상인가...
네모 돌 박아놓고 경고한다.
정상 아닌가...
바로. 조금 아래쪽에 정상석 보인다.
400미터 내려오니 갈림길 있다.
이정표가 입체적이 아닌 평면적이다.
화살표를 잘 보아야겠다.
낯선 이정표이다. 좌측으로 통리재 하산길을 택한다.
등산객이 많지 않은지 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제법 물든 단풍나무도 보인다.
조릿대 사이를 지나서 하산을 한다.
이윽고 고비덕재까지 내려왔다.
봉과 봉 사이의 깊은 골 사이를 태풍이 지나갔을까.
여기저기 나무들이 넘어져 있다.
이정표가 두개다.
뭐 어쩌란 말인가....
뿌리째 나뒹굴어진 나무...들...
여기서부터 넘어진 나무들의 방해를 많이 받는다.
포복을 해서 갈 것인가... 우회해서 갈 것인가...(우회할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멀리 돌아서 가기로 한다.
한 봉우리를 넘어 면안등재에 도착했다.
아래 위로 가로막는 것들이 점점 많아진다.
빗발도 약간 뿌려 옷을 축축하게 한다.
부러진 나무가지들이 발목을 나꿔채기도 한다.
또 한 봉우리 넘으면 쉬어가라고 한다.
또 오름이 시작된다.
고도 1000이하 절대 떨어뜨리지 않으며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저기 또 올라가야 한다.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저 봉이 마지막이기를...
잠시 바위를 바라보며
얼굴을 할퀴는 나뭇가지가...
길은 길이지만,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은 힘들다.
하물며 나같은 초보자에게는 더욱 그렇겠지.
앞으로는 법정된 길만 걷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인용한 길을 걷자.
이건 뭐야?
두갈래 길이 나왔다.
오른 쪽은 등산로 아님 팻말을 눕혀 놓았다.
양쪽다 길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정도이면 양쪽다 길인 것이다.
그런데 눕혀져 있는 저 팻말은...
누구의 장난일까?
오른 쪽으로 내려와 봤다.
음... 맵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길이다.
그러나 이것을 보라.
분명 관리되고 있는 길 아닌가.
그래서 그냥 내려가기로 한다.
맵을 확인해 보니 얼마 가지 않아서 도로에 내려서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저쪽 길이나 이쪽 길이나 끝에서 만날 것이다.
이제는 고도가 가파르게 하강한다.
그러니까 1키로 남겨놓고...
뒤돌아 봄.
400미터 남음.
아랫동네가 보이기 시작한다.
통리 마을도 보인다.
통리 5일장은 꽤 유명하다.
다음에는 식구와 같이 태양의 후예 셋트장도 보고 통리장날 구경도 해야지.
앞을 막고 있는 철탑.
그 아래로 지나간다.
드디어 도로에 도착.
어설픈 산행이었다.
이날 하루는 어설픔의 연속이었다.
아침에 라면 끓여먹으면서 가스렌지 불도 끄지않고 갔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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