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5일
소백산 국망봉, 상월봉 산행기 : 어의곡 원점 회귀산행
태풍 하이선이 올라오고 있다.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일기를 보니 일요일은 대부분의 산에 비가 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하루 당겨서 토요일에 올라가기로 한다.
소백산 새밭(어의곡) > 국망봉 > 상월봉 > 늦은맥이재 > 어의곡 코스는 처음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계획하였던 것을 이날 실행한다.
K맵에서 새밭까지의 길찾기를 실행해 보았다.
단양군 소재지를 거쳐서 가는 것이 정상이지만,
하늘색으로 표시된 루트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새로운 것을 좋아해. 어떤 동네를 거쳐갈까. 소백산 자락길을 경유해 갈 것 같다.
아침 6시경.
차에 네비를 작동시키니 언듯 같은 코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오케. 그 길로 가자.
네비는 단양 톨게이트를 내려 바로 우회전하는 코스를 알려준다. 좋았어.
당동리를 지나 장현리로 간다.
먼 산 중턱엔 구름이 걸려 있다.
요즈음 구름이 산에 걸려 있는 것은 흔한 풍경.
노동리에 들어섰다.
노동동굴이 수직으로 된 동굴인데 그 동굴 앞은 매우 시원했었다.
그런 노동동굴이 폐쇄되었다.
버스승강장만이 홀로 늙어가고 있다.
노동리를 지나 다리안로로 들어서고 있다.
네비는 좌회전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좌회전을 해서 가면서...
가만... 단양으로 나가는 거잖아. 이거 약속이 틀린데...
도로 가에 차를 세우고 폰의 K맵을 실행시켰다.
길이 있다는데 왜 그리 가. 되돌아서 천동동굴 쪽으로 간다.
K맵의 아리따운 아가씨가 속삭인다. 좌회전하세요...
응!!!! ??? 두리번거려 보니 차 한대 겨우 지나갈 만한 길이 숨어있다.
그래서 그 길에 올라서는데... 아이쿠 이건 찻길이 아니야.
하지만 물러설 길은 없다. 돌릴만한 곳까지 가서 돌리자.
휴!!! 돌릴 곳을 찾다가 보니 너무 많이 왔엄. 그냥 전진.
이건 찻길이 아니야.
K맵 이 바보같은....
저기서부터 포장도로인가...
그건 꿈이고...
이렇게하여 10여리를 달려서
대대리 마을로 나온다.
휴... 살았다.
산 위에 태양이 실실거리며 웃는다.
한 5키로를 더 달려 어의곡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즐거운 출발을 하자.
지도상 어의곡으로 들어가서 율전으로 나온다.
비로봉 쪽 샛길로 들어선다.
조금 높은 곳에서 주차장 쪽을 향해 한 컷.
길은 질척질척하고...
아직 양호한 너덜길이다.
거적대기 덮은 고급길도 약간은 있다.
저기는 어의곡 지킴터인가 보다.
잦은 비에 물소리도 요란하다.
합수되는 물줄기.
이 정도면 고급스런 등산로.
능선에 오르기까지...
이런 길이 계속된다.
그렇게하여 3키로 정도 왔을 무렵.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이제부터는 너덜길이 아니다.
갑자기 눈 앞에 펼쳐지는 소나무숲.
이렇게 빽빽히도 살아갈 수 있구나.
한 그루당 얼마의 면적을 차지한 셈일까.
죽은 사람도 수십평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비로봉 1.5키로 남았다.
서서히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드디어 하늘...
비로봉은 보이지 않는다.
북 쪽으로 바라보니,
저 높은 산은 무슨 산인고...
구름이 만든 산. 해가 뜨면 浮雲滅하리라.
저 앞이 어의곡 삼거리다.
비로봉이 지척에 있다. 400미터.
그러나 저 언덕에 가려서 비로봉은 볼 수 없다.
풍기의 삼가댐이 보인다.
흐린 날씨지만, 개스층이 있는 것보다는 나은 같다.
비로봉은 많이 가봤으니...
국망봉을 향하여 발길을 돌린다.
얼마전인가 초암사에서 국망봉 오르다가 몇백미터 남겨놓고 내려간 적 있다.
저기 가장 높은 봉이 국망봉이겠지.
날씨가 좋으면 내려다보는 풍광이 멋있을 것 같다.
소백산 능선에서는 풀밭을 자주 볼 수 있다.
이것이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야생화도 지천에 널려 있다.
이제 비로봉이 보인다.
봉 위로 샘털같은 선들...
또 풀밭이 나타난다.
소풍나온 아이마냥. 풀밭에서 딩굴어볼까나.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고 능선의 오르내림은 계속된다.
멀리서 보면 나지막하게 보이던 언덕이
저렇게 높을 줄이야.
산성 흔적을...
모처럼 보이는 바위 있어...
저기도 있었구나.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산들의...
능선이 아름답다.
선만 보이고 있어도 아름답다.
흔히들,
저 아래는 속세라고 하지 않는가.
나는 선계에 머무는...
벌써 여기까지 왔구나.
초암사에서 올라오는 지점에 도착했다. 평화로운 풀밭.
저 아래 영주시는 회색 세계.
태풍의 영향일까?
시원한 바람이 능선을 넘나든다.
자. 가자. 국망봉을 향해...
마을 텃밭에 가듯. 또 풀밭을 지나간다.
뒤돌아 본 비로봉. 연화봉, 도솔봉.
저 아래 조그마한 봉우리가 보이는 것을 보니까.
대대리 마을이 아닌가 싶다.
국망봉에는 운치있는 바위가 꽤 보인다.
이것은 뒤돌아 본 모습 같다. 헷갈림.
드디어 국망봉 도착.
또 출발하자. 상월봉을 향해...
상월봉은... 꽤 오래 전에 동기들과 오르다가... 눈발이 너무 거세서 포기한 적 있다.
또 수년 전에 마선생과 같이 오르고 있었는데... 뭐가 그르릉 그르릉거렸다. 멧돼지였는데...
부랴부랴 하산하고 말았다. 그때는 멧돼지가 무서웠다. 보기만 하면 달려드는 줄 알았다.
그후 영주 쪽에서 오르는 등산길은 폐쇄되었다.
또 풀밭을 지나간다. 평온하지 않은가...
저기 보이는 저 봉이 상월봉이다.
식물들이 만들어 놓은 터널을 지나간다.
많은 철쭉 터널을 지나간다.
올해는 어땠니? 코로나 때문에 철쭉제도 못했는데,
너희들은 편했니?
상월봉
언젠가 오른 같기도 한데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너의 모습.
강풍은 상처난 가지를 부러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상월봉 어디로 올라가야 해?
여기로 가면 되겠구나.
반갑다. 상월봉.
소원을 푼 것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오르지 않으면 오를 기회가 별로 없는 상월봉이다.
되돌아 내려오려니 올라올 때 붙잡고 올랐던 바위가 무섭다.
다른 길이 있었다.
다른 쪽에서 쉽게 올라올 수 있었는데 나는 어렵게 올라왔다.
백두대간을 따라 계속 갔으면 되는데 나는 샛길로 갔나보다.
햇갈려서 좀 우왕좌왕했다.
억울하네.
하산하는 길이다.
13시경 늦은맥이재에 도착했다.
어의곡 주차장으로 향한다. 5키로.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오래된 나무 속에서 자라는 식물을...
집으로 가져가고 싶지만...
심상찮은 산행로이다.
무슨 이런 길이...
이 사진. 이 나뭇잎들.
벌레들의 작품.
개울을 건너는건지...
개울인지 산행로인지...
물과 함께 길을 걷는다.
정말 지루하고 피로한 길이다.
우회하는 길을 만나면서...
출렁다리를 건넌다.
올라갈 때보다 물소리가 더 요란하다.
이제 편안한 길이 나왔다.
저기 보이는 길 끝 부분에는 아까 시작하던 입구가 있다.
또 하나 마음에 둔 봉우리를 만난 날이다.
이렇게 계속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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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의곡 국망봉 율전__20200905_072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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