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3일
일월산은 두 주 전에 왔었다.
그때 태풍 장미에 의해 빗속을 뚫고 왔지만,
결국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다.
아침 5시가 넘어서 출발한다.
일월산 자생화공원 부근에 차를 세우고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들어가면 용화2리 종점마을이 나온다.
그러면 거기서 산행하여 차를 세워놓은 곳으로 내려올 것이다.
그리하여 자생화공원 마을에 차를 세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농촌 사람들은 밭에 나와 일들을 한다.
일을 하던 분이 밭에서 나오면서 묻는다.
당연 일월산 오를거지요. 두 코스 버스를 타고 가서요.
차를 거기다 대고 올라가지요. 그런다.
내가 산행할 코스를 얘기하니까
하산길이 어설플텐데..., 장마도 지고해서...
돌아나오기 싫어서 정한 코스랍니다.
그분이 차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걸어가지요. 그런다.
쬐끔 포시랍게 산행하려고 그랬더니
그만 홀딱 넘어가서 두 정거장을 걸어가기로 마음 먹는다.
2키로면 짧은 거리는 아닌데...
아래 사진은 영양터널을 지나면서 보이는 일월산 정상부를 찍은 것이다.
우측에 중계시설이 있고 더 우측엔 월자봉, 좌측엔 군부대가 있고 더 좌측에 일자봉이 있는 것 같다.
자... 출발... 억울하지만...
이 동네는 밤에 비가 꽤 왔던 것 같다.
풀들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
큰 길이 보여서, 버스가 들어가는 길처럼 보였다.
우측 풀숲으로 외씨버선길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들어갔다. 그런데 후두둑 물들이 떨어진다. 이크.
옷이 축축하면 기분 별로야. 그 길을 포기하고 돌아나온다.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가기로 한다.
개울에는 큰돌이 없이 잔잔하다.
일월산의 산새는 육산의 형태가 되지 않으려나.
얼마를 걸어갔더니 이정표 하나가 있다.
월자봉으로 가야 하는데 일자봉이 나오네.
도로의 끝에는...
절인가 보다. 길을 잘못 들었다.
돌아 나간다.
돌아나와서 31번 국도를 따라 간다.
여기로 가야하는구나. 좌측으로 들어선다.
저기를 왜 황씨부인당이라고 해 놓았지?
버스종점 마을이 보인다. 용화2리겠지.
좀 닦아놓지. 이거 닦는데 그렇게 품이 들까.
저기가 불선사라는 절이었나 보다.
개울물이 불어나면 건너기가 쉽지 않겠다.
개울을 자주 건너야 한다.
윗쪽에 통나무 다리를 놓아서 우회길을 만들어 놓았지만,
물이 불어나면 산행하기 좋은 길은 아니다.
지난 장마로 잘려진 길.
개울을 좌우로 건너면서 간다.
가녀랗고 보잘것 없이 휘어져 이어진 선들은 푸른 식물의 생명선이다.
거친 자갈길도 나타난다.
바위 안쪽을 칼로 도려낸 듯 네모지게 파인 개울.
이제 1.1키로 남았구나.
갑자기 등산로가 70도 정도 우로 꺽인다.
한 능선에 도달한다.
넘어서 다른 능선으로 향한다.
다른 능선에서 좌로 45도 꺾고...
누구의 짓일까...?
마지막 오름이 시작되고 있다.
이런 곳이 시작되면
저 끝이 종착지려나...
이제 거의 정상 가까이 왔다.
내 친구 운곡야화가 생각난다.
이 구역을 다니면서 큰앵초 꽃을 찍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넘었네. 자네는 그때부터 야생화에 빠지고
나는 다른 곳에 열중하게 되었지.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그대.
월자봉 도착.
시계는 그리 좋지 않고,
그나마 구름이 방해한다.
돌아 나오면 인간의 피조물이 우뚝 서 있다.
중계탑이라고 써 놓았던 것 같다.
이 아래까지 차가 올 수 있어서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일월산은 편하게 올라볼 수 있다.
중계탑 우측을 돌아 일자봉 쪽으로 간다.
산림자원 보전지역이라고 출입금지 표시가 있고 줄을 쳐 놓았다.
넓은 면적이다.
일자봉 정상 도착. 아니다.
정상은 저기 문을 열고 올라가야 하는 것 같다.
군부대가 있다고 했지.
여기 전망도 좋지 않다.
오늘 날씨 전반적으로 흐림.
자생화공원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3.1키로.
그렇게 얼마를 내려오던 중 돌출된 바위 있었다.
원산을 한 컷...
저기가 어딜까? 오늘 가장 좋은 조망.
그런데 사진 찍고 나오려고 하다가 시껍했다.
뱀 세마리가 엉겨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왜 무리로 있었지.
한마리는 따로 달아났고, 두마리는 붙어서 달아나고 있다.
어휴 징그러...
내려오던 중에 훤한 공터.
누구의 묘자리였을 것 같은 곳.
요즘 이장해 가고 난 저런 빈 터가 많이 보인다.
마지막 얼마남기지 않고 정말 길이 아닐 것 같은 길이 있었다.
가파르지만 길지는 않았다.
산행길을 끈으로 계속 연결해 놓아서 길 잃을 염려는 없었다.
오늘도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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