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6일
치악산 산행계획을 세운다.
혼자서 BACK 하지 않고 산행할 수 있는 방법은...
각 등산로 입구마다 버스정류소를 검색해 보았다.
국형사에서 8번, 구룡사에서 41번.
어디에서 만나는 것일까.(환승)
카카오맵이 등산로에서는 신통치 않더니 대중교통에서는 N-map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인다.
노선이 그려졌다. 환승장소는 민속풍물시장.
41번이 배차시간이 짧으니 8번을 먼저 타기로 한다.
아침. 국형사 아래 주차장에 도착한다.
저기는 둘레길을 가는 입구인 것 같다.
7시에 8번 버스를 타고 환승장소 풍물시장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의외로 환승하는-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8번이 도착하기 바로 전에 41번 버스는 떠났을 것 같다.
한 30분여를 기다려 41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구룡사라는 정류장이 있어 내렸더니...
어떻게 된건지... 한참을 걸어야 한다.
1키로 정도 걸어 올라왔더니 여기도 구룡사 정류장이다.
어떻게 똑같은 정류장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장마철이라 풍부한 수량을 보이는 개울...
갈림길이지만 위에서 만난다.
이번에는 숲길로 갈래? 묻는다. 그러자. 여기저기 다 구경하고 싶은데...
두 물줄기가 합수되는 지점.
구룡사의 내력을...
징그러운 매미나방...
물길은 대체로 완만하여 유유히...
절 시설이 보이기 시작한다.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 위에서 본 개울은...
파랗게 조용하게...
구룡소라고 부른단다.
뛰어들고 싶기도 하다.
무척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서서히 흐르는 물은...
오늘은 아마...
편한 산행이 되지 않으려나...
또 다리 하나를 건넌다.
고요한 물 흐름은 내 마음도 편안하게 하건만,
드디어 등산로에 들어선다.
아직은 앞으로 닥쳐올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이정표는 조금 뒤에 찍은 것을 포샵에서 잘라와서 합성.
물길이 다소 가팔라진다.
저기는 입산지킴터였나 보다.
벌써 4키로 정도 걸었다.
갈림길이 나왔다.
직진하면 폭포, 다리 건너면 본격 등산로.
이정표 합성.
일단 폭포는 구경하고 가기로 하여...
목욕하면 시원하겠다.
돌아와서 다리를 건넌다.
다리 옆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왕복 5~6시간 소요. 설마... 2.7키로인데... 왕복이면 5.4키로를...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비탈.
여기도 갈림길이지만, 계곡길은 통제되어 있다.
그러니까 덜 위험한 길. 사다리병창길. 로 가야 하는 것.
음... 곧 끝나는 길이겠지.
또야. 곧 끝나겠지.
후아. 끝나겠지.
헉헉. 언제 끝나지...
이렇게 세기를 몇번.
그렇게 올라가고 있었다.
그럴 즈음.
조금 완만한 곳에 이정표가 있고, 겨우 500미터 올라왔다.
이런 것이 사다리병창길이란다.
구름을 머리에 인 산봉우리를 쳐다본다.
끝난 것이 아니었어?
할 수 없이 스틱을 꺼내든다.
훨씬 수월하다.
아이구. 이미 풀린 다리가 아려온다.
진작 스틱을 꺼낼걸.
앞으로는 난관이 나타나면 얼른 스틱을 꺼내자.
사진을 찍는 순간은 휴식이다. 전방.
좌측 동네도 찍어봤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곳도 찍어본다.
말등바위전망대구나.
불변의 정답이 있다.
자꾸 전진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한다.
뚜벅 뚜벅... 작은 걸음이던 힘든 걸음이던 움직여야 한다.
처음부터 스틱을 짚었으면 덜 힘들었을까...
스스로에게 문제 제기를 한다.
가도 가도 끝나지 않는 오르막.
치악산도 악산인데... 왜 악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구름 아래 마을들을 내려다 보며 숨을 고른다.
후... 비로봉 300미터 남았구나.
뒤돌아보니 어느새 저만치 달려온 구름 혹은 안개.
내 눈에는 이런 것들이 잘 뜨여?
바위에 기대어 자라던 나무가 넘어졌다.
바위 쪽에 얹혀서 바위 쪽으로 기대어 살아야지.
바위의 반대쪽으로 벗어나려고 했나보다.
계단은 이제 그만,
그만 나오면 뭐 덧나냐.
아...
정상에 도달했다.
치악산 몇번 올랐던 같은데...
여기는 오지 않았었나 봐.
동영상.
이제 내려가야지... 국형사를 향해...
카카오맵을 확인하며 갈 방향을 상원사 쪽으로 정했다.
국형사라는 이정표는 없다.
이제 힘든 탐방로는 별로 없다.
그러나 오르막 오를 때는 피로하다.
누적된 피로인 것 같다.
몇개의 이름없는 언덕을 지나간다.
쥐너미재 전망대에서는 시계가 별로 좋지 않다.
남대봉을 향해 가야겠지.
자칫 선택을 잘못하면 되돌아와야 한다.
아까 한 구역에서 사진찍기에 열중하다가 방향을 착오하여 되돌아간 적이 있다.
또 하나의 언덕을 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꾸 추월당한다.
이런 기분은 별로인데...
다리가 말을 안 듣는 걸 어떻해.
비로봉 발 4.3키로.
합 11키로 정도 걸은 것 같다.
아랫동네가 보였다가 말았다가...
사거리가 나왔다.
직진을 선택한다.
비가 내린다.
비에 대한 준비는 많이 해 왔다.
우산, 비옷, 1회용 비옷, 머리우산 어떤 것을 쓸까.
갈림길이 나왔다.
이쯤인데, 국형사라는 이정표는 없다.
다시 카카오맵을 작동시켜 보았다.
국형사 가는 길에 보문사가 있다.
보문사 방향으로 우회전.
또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이 쪽도 오를려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다시 좌회전.
우산을 쓰고 추적추적 내려오던 그때.
작은 암자 하나 보인다.
암자 처마 아래에서 잠시 휴식.
옹달샘이 보인다. 가서 한 바가지 벌컥벌컥.
건너쪽을 바라보니 보문사가 있다.
이제부터 편안한 포장도로다.
가 아니다.
포장도로지만 경사가 심해서 걷기가 수월치 않다.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
드디어 국형사에 도착했다.
또, 한...
마음의 산을 올랐다.
이렇게 계속 오를 수 있기를 나에게 빈다.
=======================================================================================
치악산__20200726_0832.gpx
'여행·산행·야생화 > 정상에 서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양 일월산 산행기 (0) | 2020.10.10 |
---|---|
소백산 비로봉 산행기 : 비로사 > 천동리 (0) | 2020.10.10 |
축서사를 품은 산 : 봉화 문수산 (0) | 2020.07.24 |
미세먼지 없는 날의 소백산 (0) | 2020.07.24 |
희양산 산행기 (0) | 2020.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