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4일
소백산 국망봉 산행기
alone
이번 주, 이번 달은 거의 솔로 산행을 합니다.
단양 천둥관광 지역에서 출발, 비로봉 넘어 삼가동으로 올 계획을 잡고
7시 25분 첫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렇게 계획하다가 시간이 임박해서 계획을 변경합니다.
요즈음 너무 더워... 그늘이 많은 곳으로 가야겠다.
그렇게 하여 국망봉으로 가기로 합니다.
진작에 이렇게 작정했으면 다섯시에 출발할 수 있었는데...
두시간여 공백이 아깝다고 궁시렁하며 국망봉으로 출발합니다.
7시 반 무렵 초암사 주차장에 도착한 같습니다.
출발지역부터 길가에 야생화들이 속삭입니다.
찍어... 찍어 줘...
야생화 촬영을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 오늘은... 내가 내 계획대로 무계획적으로 움직이면 돼.
룰루 랄라의 홀가분한 산행... 야생화 여행.
하여튼 구속받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솔로의 장점이죠.
조금 올라가다가 보면 이정표가 나타나고 숲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참. 반가운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물... 생명과 끊을 수 없는 관계...
그런 물이 흘러내립니다. 생명이...
물이 많은 곳에 생명이 넘쳐납니다.
오늘 활기찬 생명들을 많이 보지 않을까...
다리가 나타납니다.
물이 흐르는 계곡.
너무 가까이 있어서 이런 좋은 계곡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면 멋스러운 계곡이지 않을까요...
고려가요에 죽계별곡이라고 있죠.
죽게구곡을 노래한 가사...
꽤 오랜 세월을 견뎠음직한 나무 한 그루.
초암사 입구에서 물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멀위랑 다래랑 따다가 한 입 물고서 물장구 치며...
현 위치가 죽계구곡 중 제2곡이네요.
초암사 경내에 들어섰습니다.
목마른 사람은 오시오... 나는 시원한 샘물.
시원한 물 한 바가지 들이킵니다. 벌컥 벌컥...
경내를 조용히 지나갑니다.
여기서부터 등산로입니다.
얼마 가지 않아서 나타나는 팻말. 죽계1곡
평시 같으면 그냥 지나치지만, 오늘은 가 보기로 합니다.
시 한 편...
감상은...
그냥 찍기만 할게요.
넓은 바위만으로도 운치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운치가 아닌...
그냥 누워버리고 싶은...
1곡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어 아래로 9곡까지 있습니다.
돌아 나와 산행을 시작합니다.
가는 내내 멀지 않은 곳에 보이는 계곡, 물소리...
그리고 그늘...
저 삼위일체가 만들어 주는 시원함.
여기서부터 좌측으로 가면 소백산자락길(1자락길), 직진은 국망봉 가는 길입니다.
첫번째 다리를 건너서...
계속 그늘이기 때문에 조명은 좀 어둡습니다.
그 그늘을 지나 그늘 터널로 들어설 겁니다.
산행길은 좀 어설프군요.
두번째 다리를 건넙니다.
누가 쌓은 돌일까... 탑일까...
장난으로 쌓았을까... 기도를 하면서 쌓았을까...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고 있지만,
개울 또한 저만치서 따라오고 있습니다.
점점 숨이 차고 있습니다.
개울은 좀 쉬었다 가라며 졸졸거립니다.
조금 큰 비가 내리면 산행길로 넘치나 봅니다.
쓸리거나 뭉친 낙엽들이 자주 보입니다.
좀 앉았다가 갈까...
개울에 팔을 담그면 시원함이 팔을 타고 온 몸으로 퍼집니다.
이런 산행길이 좀 피곤하게 하군요.
이런 길이 있을 때는 고마운 줄 알아야 하는데...
산행길과 계곡이 이렇게 가깝게 있는 산들이 어디 또 있을까요?
있기야 있지만, 그런 등산로는 햇볕에 노출되어 뜨겁습니다.
아니면 계곡이 깊어 가까이 가기 힘들던가...
이렇게 좋은 산행코스가 있다는 것을 이제야 느끼다니...
길인지 개울인지,
산행길에도 물이 흐릅니다.
물이 흔하기 때문에 휩쓸려가지 말라고
길에 돌들을 박아 놓았나 봅니다.
개울과 아주 가깝게 가고 있습니다.
싫컷 온 같은데 아직 3키로 남았습니다.
더욱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돗대를 세우고 거침없이 올라간 나무가 있습니다.
수삼대를 세우고 널직히 올라가는 나무가 있습니다.
모두가 자기 사는 방식대로 삽니다.
귀하고 귀하지 않고는 없습니다.
빌붙어 살던...
그래도 빨아먹지는 않으니 다행입니다.
산행객이 힘들던 말던...
산은 말없이 고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어느 비오는 날에...
물이 많아야 반드시 좋은 날은 아니라고 가르쳐 주고 있습니디.
과유불급.
든든한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도 가르치고 있네요.
고난을 이기고 개척하는 삶은 어떨까요?
이 나무는 쓰러질까요?
바위를 붙잡고 있으니 절대... Never
다리도 높아지고...
길은 더 거칠어지고...
계단의 의미는 불편한 것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
계단 있다고 불편해 하지 마시라...
전망대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나무들과 뿌연 하늘...
아직도 정상 1키로 남았습니다.
봉두암입니다.
봉바위로 이름이 바뀌었나...
낙동강 발원지...
여기도 엄연히 낙동강 발원지죠.
조금 더 올라가면...
이제부터는 개울을 볼 수 없습니다.
아이들과 점심먹기로 약속을 했는데 시간은 자꾸 가고 있습니다.
봉두암에서 내려갈까 망설였지만, 아쉬워서 올라가고 있습니다.
길도 점점 더 거칠어집니다.
헉헉...
후... 우...
야생화가 아주 많아서 찍느라 시간은 자꾸 갑니다.
드디어 정상은 아니지만...
이름 없는 봉에 올라왔습니다.
꽃밭, 야생화밭입니다.
이름 모르는 꽃꽃꽃...
백합과, 산형화, 현삼과, 쥐손이풀과...
동자꽃, 이질풀, 등등
야생화의 보고같습니다.
비비추, 여로, 이질풀...
아직 국망봉 300미터 남았습니다.
저기 보이는, 바위 뒤에 봉이 국망봉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냥 내려가기로 합니다.
정상은 봤으니...
나중에 또 와야지...
이렇게 좋은 산을 옆에 두고 있었다니...
비로봉에는 소나무가 많았는데...
국망봉에는 소나무를 볼 수 없었네요.
아마 물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울물아 또 보자...
초암사를 빠져 나와 다리 부근에서 아래를 보니...
여기가 3곡이었군요. 아까 못 본 3곡...
오늘 1~3곡까지 봤습니다.
이렇게 좋은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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