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사는 이야기

중년의 여유로움

날마다 추억 2017. 8. 21. 20:46

2004.04.24. 10:04 이전




부랄이 넷이서 차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안동을 지나 길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강물위로 청둥오리들이 노닐고 있었다.
햐 안주 봐라~~~
내가 감탄하자 하나가 받는다.
니 일년 안주는 되겠다.
되지도 않는 소리들은 넷이서 지껄이고 가고 있였다.
세시에 출발 목적지인 포항 죽도회시장인가 도착하니 6시가 넘고 있었다.

횟집 2층으로 올라가자
부산 팀들이 미리 와 있었다.
조금 있으려니 대구팀들이 도착했다.
영천 구미 등지에서 모두 모여드는 것이다.
영남권 초등 동기들의 모임이다.

자식들 저들끼리 하면 좋으련만
꼭 불러서 귀찮게 한단 말이야.
그러나 생각해봐라.
초대받지 못한 자의 슬픔을...
그래서 귀찮음을 고마움으로 승화시키고.
멀고 먼 길들을 달려간 것이었다.

오우~~~ 이런~~~
고래고기
아는가?
고래고기의 12가지의 맛을...
영주에서 손님을 접대하기 위하여 넷이서 고래고기 먹으러 간 적이 있었다.
나는 큰 인심 쓰려고 비싼 고래고기를 시켰는데
크지도 않는 접시에 종잇장처럼 얇게 바닥에 깔려 올라온 음식을 보고는 안주에 차마 손이 갈 수 없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서천둔치에서 무슨 행사인가 할 때에 포장마차에서 파는 고래고기라는 것을 사 먹어 보았는데
이건 고래 심줄인지 질겨서 먹지도 못하겠더라.

그런 추억이 있는 고래고기
이야 진짜 12가지 맛이야...
나는 감탄을 하면서 자꾸 주워 먹었다.
주최측 동기가 그런다.
돌고래도 아닌 진짜 고래이며 특별히 아는 집에다가 부탁한 것이란다.
무척 비싼 것을 안다.
하지만 맛이 있는 걸...
에구 이 염치 없는 걸군 때문에 너희들이 몇 사라를 더 시키구나.

회가 나오고 했지만 난 고래고기로 배를 채우고 있었네
오우~~~
영덕대게까지나...
너희들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
너희들의 지극한 마음들이 그대로 보이고 있구나.
우리들은 정신없이 먹고 있었다.
쇄주도 잘 넘어간다.

오우 이런~~~~
중부빼이들이 셋이나 오네 포항에 있는 중부빼이들
둘은 중학 동기들이기 때문에 알고 있고
하나는 잘 모르겠는데
총괄하면 동기인 셈이다.
하여튼 객지에서 고마운 일이다.
늦게 영주에서 출발한 지지바 둘이도 도착했다.

주최측 성의를 봐서라도 음식을 다 먹어야 하는데
너무 배불러...
야 두배로 일로 온나...
ㅋㅋㅋ 카페 닉을 부르며 한 넘을 불렀다.
몇넘은 동기회 카페에 들어 있어서 빙긋이 웃지만
대부분 컴맹인 우리 세대 친구들을 가입시키기란 참 어렵다.
설명도 힘들고...

몇은 카페 이야기를 지껄이고 있었다.
음 초류향이 어떻다고???
싫다고?? 지지바 같다고
우띵... 그 유명한 협객 초류향을 모르다니.
예전처럼 철탄산 이라는 닉을 쓰라고.
부담스럽다고 했을 터인데...
나에게 딱 맞다고?
갈등 생기네...

하여튼 즐겁게 놀았어
아까운 음식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율포해수욕장 포철수련관
아 중부빼이들도 여기서 모였었다고?
허구 많이 왔었네
우리가 졸업생이 훨씬 많은데
모이는 거는 우리가 더 적어

어 여기도 노래방이 있어
얌마 님아 좀 찾아 줘라.
으~~ 없다구
님아~~~ 떠나는 님아 몰라...
야 임마야 떠나는 님이다.
그래 알떠 몇번이야.

그래그래 ***번 신청요 아자씨...
일찍 한곡 불러 놓아야 편할 것 같아서
취기에 용기를 내어 신청하는 것이다.
그래 한 곡 불렀다.
이제는 끌려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잘 넘어 간다.
햐 저 지지바 춤 기똥차게 추네
부러버 쳐다보고 있다.
그래 부어라. 마셔라.
엉?
한잔 하라고?

좋아 흐엑
이거 맥주 아니자나...
한 모금이 탁 쏜다.
난 이런 거 마시면 주거.
옆에다가 내려놓고 말았다.
아~~~~
취기가 오른다.
내가 넘어져야 할 시간이 왔음을 알았다.

자는 곳으로 오니
군대 내무반 같이 생겼다.
잉 지지바가 왜 여기서 자.
머스마들 자는 곳인데.
내가 잘못 들어왔나...
맞긴 맞는데 홍일점이었군.

매트리스 베게 담요 꺼내어서 쿨...
왜 이렇게 시끄럽냐.
해뜨는 구경하라고..
겨우 정신을 차리고 창밖을 보니
해는 벌써 저 위로 올라와 있고.

햐~~~~~!!!!
창밖에 소나무들....
모래사장들...
무척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는데...
따라다니기에 바빠서 모래사장을 못 밟아 본 것이 아쉽다.

무슨 절이 있는 곳인데 잊어먹었네.
아침을 먹으로 절 아래 식당에서 자리를 잡았다.
아 이런 가만 생각하니 세수도 못하고 그냥 따라나선 것이야.
이거 큰일이네 나 세수도 못했어.
킬킬 웃는 것은 너희들은 했다는 뜻이냐 동감이라는 뜻이냐.

음식이 나올 사이에 킬킬거리며 잡담들을 하고 있다.
그것도 상당히 찐한 말들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얼굴 붉어지는 법도 없다.
머스마나 지지바나 망설임 없이 말들을 척척 받아넘기고 있다.
참 젊은 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말들을 척척 받아 넘기는...
이는 중년의 여유로움이라고 생각되었다.

이제 목용탕으로 간답니다.
먼저 나온 녀석들은 아까와 같은 잡담을 쏟아내면서 키득거리고들 있어여.
참 신비스러운 것이여.
그것은 왜 지루하지도 느끼하지도 않나여...
음... 항상 먹어도 맛있어 클클...

이제 모두 헤어져서 집으로...
지지바 한명이 엊저녁 먼저 간 관계로
우리 일행은 5명이 되었다.
머스마 넷에 지지바 1
그렇다...
올라 오면서도 계속 그넘의 잡담들이다.
소재가 한정이 없다.

클클 키키
이렇게 심심하지 않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참으로 묘한 거...
그리구 아름다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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