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사는 이야기

엿같은 날

날마다 추억 2017. 8. 21. 20:42

2004.04.24. 10:00 이전




업무차 출장을 갔는데...
그 집 문을 두드리니
우리 정도 나이의 아지매가 문을 열어주데
개가 왕왕 짖어서,
훑어 보니 큰개는 묶여 있어서 안심되구
강아지 두넘을 풀어 놓았는데...
한 넘은 보니깡...
순해서 경계가 안 되는데...
깡깡깡 짖는 저 넘이 무섭더라구...

그 아지매가 자기가 있으니 괜찮다나...
그래도 발 뒤꿈치까지 대드니 무섭자나...
발로 차는 시늉을 했지...
아니 이놈이...
또 대드네...
좀 더 세게 차는 폼...
아지매가...
내가 있어 괜찮다고 했는데 왜 차느냐는 거야.
그건 자기 맘이쥐.
난 두려운걸...

없이 산다고 업신여기는 거냐구 막 따져...
에휴 말을 말자...
개가 물려고 덤비는데도 괜찮다니...
물려고 덤비는데 누가 가만 있어여...

에구구
멱살을 잡네요.

코트에 단추가 떨어지네요.
없이 산다고 업신여긴데요...
놔요 그만... 말같은 말을 해야지...

뿌리치고 저 쯤에서 다른 일 보려는데...
또 오더니 또 멱살 잡아요.
미치겄네
놔요 좀
일보러 가게...
신고를 해서 내 목을 칵 한다나요...
좋아요 목이 떨어져도 좋으니 신고를 하고
제발 이 손 좀 놓아요.
제발 신고를 하고 이 멱살을 놔 달라니까요.

어 이 아지매 봐라.
주먹질에 발길질도 하네...
이 아지매 혹시 승질 돋구어서
맞아볼려고나 하는 건 아닌지...
요즘 점 살기 어렵다는 그런건지...
어구 디지게 패구 싶네. 어구 열라..

옆에 돌아 보니 몇 분이 서 계신다.
제발 좀 말려 줘요...
연세든 어른이 거 일을 해야된다는데 놔줘여..
젊은 아지매가 잠간 말리는 폼을 잡더니...
어렵쇼.
아무도 없네.
디지게 패불까...

우아 머 이런 띠벌년이 다있어...
귀경꾼이 모두 숨었다.
나는 소리쳤다.
여보세요.
제발 전화 좀 해 주세요.
경찰서에든 어디든...
목 떨어져도 좋으니 이 (띠벌년) 손에서 헤어나게 해 주세요.

음 증말 재수 더러븐 년이네.
겨우 뿌리치고 도망치듯 벗어났죠.

나는 오늘 일을 더 이상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왔어요.

집에 오니 가게에 있어야 할 마선생이
있자너...

이거 단추 좀 달아줘
이 문디 같은 여편네가...
(우리 마선생 말구...)
벅벅 승질을 못 이기며...

내 작업실로 들어와서...
승질을 죽이려고 노력하는데...
마선생이 따라 들어왔어...
도대체 어디 사는 여자냐고...
어림 없쥐 안 갈켜주지..

아니아니 갈켜줄까...
우리 마선생도 한 가닥 하는데
함 붙여봐....
마선생 시켜서 복수를 해?
에고 말아라...
혼자 삭이고 말아야지.
머 좋은 일이라고...

저녁에 마선생은 둘째 대리고 논술시험보러 가야 한단다.
하룻밤 자고 내일 면접까지 보아야 한단다.
참 그렇군...
갈 준비나 해...
마선생 나가고 난 뒤에도

얼굴에 열이 가라앉지를 않네..

그때
디리리~~~(맞는지 몰따. 내가 쓰는 휴대폰 소리도 모르겠다.)
엇 너구나...
친구가 점심먹으러 가잔다.
그래 그러자. 마침 잘 됐다.
바람이나 쐬야지...

그래 머 먹지?
추어탕...
야야 지금 속이 쓰려 못 먹겠다.
(신경성이었을까?)
왜 그러냐 묻겠지...
자초지종 말했더니
그 녀석 박장대소 하네..
우띠...

식당으로 가던 차를 돌려서 야외로 달렸다.
진우 쪽으로 올라가다가..
친구는 갑자기 생각난 듯...
샛길로 접어든다...
샛길 끝자락에는 새로 지어진 우사가 있었다.

거기에는 중학동기가 새로 우사를 지어서
소들을 옮기고 있었는데...
어허 이런 잘못 걸렸네
소가 도망갈 지 모르니 다른 쪽으로 못가도록 막아 서란다.

헉 소에게 박히기라도 하면 이거 절망이다.
오전 오후 엿같으면 큰일이다.
그렇다고 싫다고 뿌리치나...
차에서 소를 몰아 내면 내 앞을 지나 우측 우사로 들어가게 해야 한다.

소들의 고향은 어딜까.....?
차에서 안 내려오려고 기를 쓴다.
차에 태울 때는 안타려고 기를 썼을 것 아닌가...
벌써 두차째 소를 나르는데...
첫차째에 잘못해서 소 두마리가 산속으로 도망을 갔단다.

흠 또 놓치면 우리도 눈치 안 보일라...
송아지 같은데도 둘이서 억지러 밀어내고 있다.
일단 차를 벗어나면 우당탕
소가 벌떡벌떡 뛴다.
힉.....
나에게로 올까봐 가슴 졸인다.
휴 겨우 모두 우사에 넣는데 성공했다.

이제 가야 하는데...
임무를 또 주고 가네
소를 한 차 더 실어 와야 하니까...
달아난 소를 좀 찾으란다...
떱...

주인이 주는
캔맥을 둘이서 갈라 먹었다.
속이 시원해 진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속이 안 풀리느냐고 묻는다.
머 별일 있어...
길가다가 똥 밟았다고 계속 구역질 할 수는 없자너..

소두목님의 명령을 완수하러 산으로 올라 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밑에서 봤을 때는 계곡이 없는 같았는데 상당히 깊어여...
끝까지 가 보았으나 소의 흔적은 없고...
다만 멀리 내려다보니까 무슨 축사일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쪽에서 개들이 요란스레 짖고 있다.

그냥 내려오고야 말았다.
내려오니 전기를 설치해준다고
철도 다니는 친구가 와 있었다.
소때가 또 한 차 왔다.

이거만 해주고 가야쥐...
익...
전기 시설하는데 뒷모도(알아 들을라나..)하라네...
이런...
그렇게 또 점 버티다가...
팅팅 불은 짬뽕 한그릇 먹고
(왜 팅팅 불었느냐 하면 배달부가 집을 못찾아서 한참 헤맸음. 이해감)

소주잔이 없어서 요구르트 병으로 쭈욱...
이런 게 낭만이야...
틀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소두목이 계속 도와주기를 바라지만 뿌리치고 내려왔어.

벌써 저녁 무렵이네
바람 좀 더 쐬다가
야 한잔하러 가자
익 주머니에 돈이 없네...
그렇게 쇄주를 한잔 하며...
하루의 막을 내리려 한다.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를 보호하는 신(어떤 신인지는 모르지만)께서 짧은 지식에
소제거리 없을까봐서 일부러 계획되어진 스토리인지도...

다사다난한 이 한 해를...
언제 어디서나...
아픔이 있다고 하여도.
별루 신경쓰지 않으련다.
친구 말처럼 수명이 단축된다.

마누라 댈꼬 병원에 잘 갔다가 오너라.
술 잘 먹었다.


'Writing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식사  (0) 2017.08.21
중년의 여유로움  (0) 2017.08.21
할아버지와 손자  (0) 2017.08.21
삼겹살  (0) 2017.08.21
예의 없는 녀석  (0) 2017.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