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사는 이야기

할아버지와 손자

날마다 추억 2017. 8. 21. 20:37

2004.04.24. 10:21 이전




노인은 손자와 놀고 싶었다.
그래서 노는 방법을 찾다가 보니
한문이 생각나셨나 보다.
한문을 가르치시겠데요.
그래? 그게 그렇게 필요한 것일까...

이제 생각이 난다.
나도 어릴 때 할아버지에게 한문을 배웠단다.
그리고는 문앞을 왔다갔다 하면서 천자문을 읽더란다 마는
실은 나는 그런 기억이 없다.

가르켜 주실려는 의도를 생각하니...
8순이 다 되가는 노인의 그 맘 정도야 헤아려 주어야 않겠냐...
아들아 똑바로 배우거라.
아들 녀석은 빠져나오지 못해 몸부림이지만...
할아버지께서 너에게 힘들여 가르쳐 주려 하시는 것이니...
이렇게 방학동안 할아버지의 한문 강의는 시작되었다.

욕심많은 노인이 아이를 붙들고는 몇 시간을 계신다.
아버지 그러면 애가 싫증을 내요...
도무지 들을려고 하지 않으시는 같다.
욕심은 오히려 화를 재촉하지요.
역사가 한꺼번에 이루어지지 않듯이...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자꾸 들여다 보고 하였더니
이제 시간을 어느 정도 맞추고 계신다.
학을 띠던 손자 놈도 이제는 지겨워 하지 않으며
시간이 되면 책상을 가져다 놓고 기다린다.
모든 것이 순리대로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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