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사는 이야기

예의 없는 녀석

날마다 추억 2017. 8. 21. 20:36

2004.04.24. 10:13 이전




녀석 참
내가 여기 올릴 소재 없을까봐 그러나...

엊저녁인데
예의 휴대폰 소리...

형이다...
별 웃기는 넘들이네
걸핏하면 형이래...
어린 넘들이 말이야...

이녀석 벌써 한잔 되었는데...
햐 요녀석 못 본지도 몇년 되는 같은데...
왠일로 찾지...
우리 집으로 오겠다네요.

총각 무렵에는 많이 어울렸는데
그 넘의 얘기 소재는 거의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났지.
그래서 별로 마땅치 않은 놈
내가 중학교 초등학교 일을 맡아서 할 때 좀 나오라고 해도
디지라고 안 나온 놈
키만 벌쭉 큰 넘이 한대만 때리면 부서질 것 같은 놈
내가 만만한 지 다른 얘기중인데 니는 한 주먹감이라고 씨부린던 놈
내가 분해서 너 마누라만 없었으면 이 자리에서 아구통이다.
라고 일침했던 놈.
말의 선후도 가릴 줄 몰라 남의 부부싸움에 끼여서 이혼 어떻고 떠들던 놈.

이런 놈이 오겠다니...
왠일이냐...
그래 오너라.

어 국민학교 동기가 하나 더 왔군.
그래그래 올만이다.
요즘 어디있고 머하니?
이 자식 좀 기다리지...
술 가지고 오라고 난리네...

햐 요녀석 봐라.
내가 너에게 정말 만문한 모양인디...
이 자식아 예의 좀 지켜라...
접대는 내가 하는 것이지 너가 하는 것이냐...
우선 오랫만에 만난 동기 이름 주소 전번 적어 놓고...
(국민학교 일을 맡고 있어서..)
자식 말이야 코빼기도 안 보이던 것이 나타나서 술 내 놓으라니...

옆에 동기 아니면 더 심하게 나무라겠다마는...
그래 통닭이라도 하나 시키자.
지는 무른 음식을 좋아한다네...
짜식 사주는대로 먹을 것이지.
오징어회를 사 달라네.
증말 무례한 넘이다.
예의 코딱지도 없는 놈이다.

우린 오징어회 먹지도 않아.
장여사 임마 오징어회 먹고 싶데.
내 맘이 그대로 전달되었는지
우리 장여사는 진짜 오징어만 달랑 시켰데
옆에 친구에게 좀 미안터라...
그렇다고 오징어만 시키누...

오징어 사달라던 놈이 별루 먹지도 않네
나두 그렇지
옆에 동기도 그렇지
울 장여사도 그렇지

소주만 벌컥벌컥 마시다 보니 취기가 나온다...
이 녀석이 들어오면서부터 나의 심기를 흐트려 놔서..
나도 말이 고분하지도 않고 무례한 넘의 말을 들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우리 마선생은 벌써 눈치를 챘나봐
들어와서 넷이서 주거니 받거니...

말인즉슨 딱하겠다.
마누라가 자궁을 다 들어내고
지금은 임파선이 어떻게 되어서...
집에서 밥하구 빨래하구...
그렇겠네...
힘들겠어...

빙신아...
그렇게 당당하게 안하무인격으로 들어오던 놈이
그 말도 성질 바락바락 내 가면서 쥐끼면 슬프게 들리니??
큰소리로 말한다고 귀에 쏙 들어 오냐...
넌 아직 멀었어.
남이 말하는 거는 잘 듣지도 않구...

에구 참았던 성깔이 엉뚱하게 튀어나왔다.
총각 때 사귀던 여자 얘기까지 들먹거려 버렸다.
헉 실수다......
이런 어쩐담...
에효 마무리를 이렇게 하다니...
...........................

내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이러지는 말아야지...
반성하는 하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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