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야생화/정상에 서서

소백산 산행기(비로사 > 비로봉 > 연화봉 > 희방폭포)

날마다 추억 2020. 2. 27. 15:33

2020년 2월 23일

소백산 산행기

홀로...





이날은 너무 일찍 일어났습니다.

일어난 시간이 두시반이었던가...

기다리는 것은 참 지겹습니다.


남들은 뭐 그렇게 빨리 가냐 싶지만,

일어나는 시간에 비하면 이른 시간은 아닌 같습니다.

늦게 갈수록 그만큼 더 기다려야 하니 참기 힘듭니다.


지난 주에 소백산 가려고 버스를 타러 나갔지만,

몇 분 차이를 착오하여 버스를 놓지고 말았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울진 백암산 등산 예약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모든 일정들을 취소시키고 맙니다.

빨리 진정되어야 할텐데...

온 동네가 난리군요.


그러나 산행을 쉬기에는 많이 심심합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실행시키지 못한 소백산을 오르려고 합니다.

비로사에서 비로봉, 연화봉을 거쳐 희방폭포로 하산하려고 합니다.

더 지체하면 소백산 눈 구경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동네 큰길에서 영주여객 발 6시15분발 삼가동행 버스를 탑니다.

어두운 밤에 검은 색 마스크를 쓰고 버스에 올랐죠.

아우... 버스 한 대를 내가 몽땅 대절했습니다.

삼가동 도착때까지 나 혼자 타고 갔습니다.


첫사진을 찍은 시간이 6시 50분 쯤이네요.

아직 어스름한 새벽이라 야간등도 켜져 있습니다. 

어...

시내버스가 공원매표소 주차장까지 올라옵니다.


그러고 보니 전에 종점 마을회관은 시설수리를 하는 같았습니다.

출발...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에...

대부분... 하루를 시작하려고 준비들 하고 있겠죠.

좌측 계곡은 당골이라고 합니다. 이 골에서 굿하는 곳은 보지 못한 같은데...

우측으로 보이는 계곡은 기도원골이라고 합니다. 골 끝자락에 기도원이 있습니다.

맨 우측에 내가 올라가는 길은 절골입니다. 비로사가 있지요.

그래서 이 동네를 삼가동이라고 한다나요.


삼가야영장 입구입니다.


생각 이상으로 주차된 차들이 많습니다.

사용객이 많다는 뜻인가...


요즈음은 야영한다고 해서 텐트를 가지고 가는 경우가 흔하지 않나 봅니다.

저렇게 천막으로 야영시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편한 세월이라고 해야 할지...

조금은 삭막해지는 기분...  자유롭지 못한 기분...


자 오르자.

소백산으로...


길 가장다리로 깔아놓은 거적길은...

무장애탐방로라 하는군요. 맞군요.


예. 찻길을 피하고 우측의 무장애탐방로를 택합니다.

나처럼 디기 심심한? 분들이 또 있었나 봅니다.


비로사 일주문을 돌아보면서 길을 재촉합니다.



달밭골마을이 보입니다.(月田洞)


우측길로 넘어가면 소백산 1자락길입니다.


여명이 끝나는 지점에 환한 햇살을 입힙니다. 


입장이요.


뾰죽하고 거친 바위들이 지천인 이런 곳에 사시는 분은 어떤 초인일꼬.


지나갈 때마다 찍어보는 풍경.

소나무밭, 숲...?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기분은 좋은 느낌.


나무사이로 올라오는 해를 찍습니다.


첫번째 쉼터가 나옵니다.

비로봉까지 거리상은 반 정도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힘들어지죠.


그래도 이런 길은 매우 양호한 길이죠.

황정산, 도락산에 비하면...



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잎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비로봉 정상도 보입니다.

겨울 산행의 묘미이죠.



비로봉을 클로즈업해 봅니다.


엷지만 상고대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샘터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샘터에는 낙엽이 많이 깔려 있습니다.


아아... 참말로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하얀 상고대야...

이런 장면을 보려고 내가 오지 않았느냐.


자연이 예술이다.

사람이 아무리 잘 그린들 이만큼 그릴 수 있으랴.


하늘에 맞닿은 비로봉 정상을 본다.


언제나 푸른 소나무야.

지금 잠깐 푸르른 부담을 벗어 보려무나.


하늘은 어쩌면 저렇게 맑을까.


하얗고 하얀 사이를 누비며 파랑에 다가간다.


비로봉.

비로봉이 여기 있어서 좋다.


상고대 흠뻑 머금은 이정목이 새로워라.

겨울왕국에라도 온걸까...


국망봉 쪽을 바라보며...


영주 쪽을 바라보며...


연화봉 쪽을 바라보며...


단양 쪽을 바라보며...


멀리 좌측에 천문대, 옆에 기상관측소.


주목군락과 관리사무소.


상고대로 잘 여문 나뭇가지.


연화봉을 바라보며 가고 있습니다.


뒤돌아 봅니다.


앞 쪽의 봉우리를 봅니다.

연화봉까지 가는데 봉이 다섯은 있는 같습니다.

그러나 이름 있는 봉은 하나(제1연화봉)

이름이 무슨 대수이냐... 이름 없다고 봉이 아닌 것은 아니지 않느냐.

사람이 필요해서 붙인 기호일 뿐.


천동동굴 갈림길이 보입니다.


연화봉 남쪽을 향해...


제법 눈길이 눈길가게 합니다.

밟는 기분이 좋습니다.


비로봉이 제법 멀어졌습니다.


푹신한 눈길을 부담없이 걷기위해 스패츠도 착용합니다.


발이 푹푹 들어가니 힘은 많이 듭니다.


저게 무엇이지?

ET같네... 혹인가...


사람 발자국으로 잘 다져진 곳도 있습니다.


제1연화봉은 어디쯤 있을까.


오르막이 힘들어집니다.


비로봉이(우측) 아득히 보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 마지막 눈을 밟는건지도 몰라.


햇살받은 눈길을 정신없이 가고 있을 때...


1연화봉이 나타났습니다.

이정목을 그냥 지나칠 뻔 했으나 확인하여...보니...

1연화봉 이정목이네요. 다른 표시는 없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측에 있는 건물이 천문대인 줄 알았습니다.


좌측에 삼가동 저수지가 보입니다.


오늘 참.

하늘이 너무 맑습니다.

아주 기분좋은 날입니다.


삼가동 저수지와 골짜기로 사람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능선을 중심으로 남쪽은 눅은 듯한 눈길이라면,

북쪽 눈길은 파삭파삭한 듯한... 뽀드득...


천문대가 많이 가깝게 보입니다.



어흑...

눈이 나무에 그렸나...

나무가 눈을 뭍혀서 퍼포먼스하는건가.


슬며시 오르막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하늘이 나타나듯이...


드디어 연화봉에 도착했습니다.


탸양계의 중심은 태양.


좌측 봉이 1연화봉이고 가장 높게 보이는 봉이 비로봉, 그 뒤가 국망봉 같습니다.

여기서 보니 봉들이 모두 엇비슷한데...

이름이 있고 없고...

그러니까 줄을 잘 서야 하나...


건너에 보이는 봉이 도솔봉 같습니다.

그 아래로 중앙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하산합니다.


하산하면서 ...

천문대겠지? 기상관측소 같습니다.


남쪽은 눈길이 녹아서 질퍽합니다.



내리막이 많이 심합니다.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


아이젠을 풀었더니 이런 길이 무섭네요.


소나무는 아닌데...

그럼 저기 걸려있는 나무줄기는 송담은 아니겠죠.

밑둥은 잘려서 매달려 있습니다.


드디어 계곡의 물을 봅니다.


물소리도 함께 듣습니다.


희방폭포 바로 위입니다.

우하 부분의 바위쪽에서 폭포물이 떨어집니다.


폭포는 옛 그대로인데...

하...

우리의 세월은 덧없이 흘렀구나.



저 아래로 차도가 보입니다.


그러나 다시 계곡길로 들어섭니다.


30여년 전 있었던 일인데요.

소백산 허리에 구름 한 덩이 걸렸었지요.

그런데 그 한 덩이가 얼마나 많은 비를 뿌렸는지...


이 계곡이 넘쳐흘렀었지요.

계곡이 좁은 탓도 있었겠지요.


그때 만약에 다리들이 저렇게 놓여 있었다면...

물이 도로로 넘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너무 무서운 그날이었습니다.

도로가 아래 위로 끊겨서 하루밤을 산에서 지새야했던...

전국 뉴스를 탄 사건이었습니다.


또 차도가 보입니다.


저 바위들이 그때 쓸려내려온 것들이 아닐까...


다 내려왔습니다.


이쪽 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희얀한 일이네요.

어떤 누구는 저거 땅 밟는다고 입장료 내라고 하고...


큰 도로로 내려오니 시내로 가는 버스가 바로 도착합니다.

13시 40분발...

조금 시간여유가 있습니다.


이제 집에 가서 씻고 한잠 자야겠습니다.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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