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802
나는 벌과 이런 인연을 맺었었다.
초딩 4학년 정도 무렵이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내 이마쪽을 가리킨다.
놀라서 이마쪽을 손으로 쓱 문대었더니,
꿀벌 한마리가 툭 떨어진다.
아이들이 다시 가리키기에
이마에 손을 대었더니 거기엔 그놈의 침이 계속 나를 공격하고 있었다.
이런 일로 하여 눈도 못 뜰 정도로 얼굴이 부어 학교를 다닌 적이 있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내 이마에 붙어서 공격하고 있었을까...?
이렇게 처음 시비는 벌 녀석이 먼저 걸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했을 시
벌의 약점을 알았다.
개미를 이용한 벌의 침 빼기
막대기로 벌집을 툭 건드려 놓고 가만이 앉아 있기
군대 시절엔 호박벌 집을 파낸 적이 있었다.
땅 속 아주 깊이 집을 짓고 살더라.
그러니까 두번째 시비는 내가 걸었던 샘이다.
그러는 세월이 흘러...
얼마전에는 까만 개미같은 벌에게 불의의 공격을 받고
눈꺼플을 쏘여서 한동안 고생을 하였단다.
그러면 이제 우리의 악연은 끝난 것일까....
어제 친구와 같이 야생화를 찍으러 소백산 골을 헤매었다.
그러나 별로 찍지를 못하여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장수를 지나 문수로
어느덧 삼계리까지 오게 되었는데...
넓은 냇가로는 하얀 모래들이 눈부시게 하고...
다리 밑으로는 어김없이 피서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더라.
삼계쪽에서 예천 쪽 나가는 곳엔 시원스런 정자가 하나 있으니...
둘이는 거기서 차를 새워놓고 잠시 쉬고 있었더라.
다리쪽을 내려다 보니 피서객들...
그 아래 땡볕 모래사장에서는 모래 채취작업이 한창인
건설 장비들...
엇....
목 뒷쪽에 무슨 벌레가 스멀스멀...
헛 옷속으로 떨어져 들어갔다.
순간 등이 따끔....
아구구...얼른 웃옷을 훌렁 재끼며
녀석을 털었건만..
이미 세방이나 쏘이고 말았다.
이런 제기럴.......
옆에서 차를 마시며 쉬고있던 아지매 왈...
좋은 봉침을 맞았군요...
아씨..... 내 육체....
벌들의 공격
언제까지 이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