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07. 23:10
점심을 먹으러 왔더니... 나홀로 뎅그러니... 방학이라서 녀석들 항상 보이더니 또 뿔뿔이 저거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제 다시 설거지도 해야 하려나... 게으른 일상을 깨우며 마선생에게 점심 어떻할거냐 휴폰으로 물으니 컵라면으로 떼운다나 그럼 나는? 당신이 알아서 해결... 음... 이것이 우리의 일상이었던가... 그래 그러자. 주방에 가 보았더니 밥솥에 밥만 몇그릇치 있을 뿐. 김치 냉장고를 뒤지니 엊저녁 먹던 회가 남아 있다. 국보인 나는 저것을 이용한 국을 끓이기로 생각했다. 종종 썰어 놓은 회들이 끓이면 부서질 것 같았다. 저걸 안 부서지게 하려면...? 밀가루에 뭍혀 수재비처럼 끓는 물에 넣으면 쫄깃쫄깃... 이히히 작품구상 완료. 밀가루 풀고 걸죽하게 휘젖는다. 소금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추고... 마늘도 조금 찧어서 넣자. 자잔... 그런데 회로만 만들면 단조롭겠지? 창고에서 감자 두개를 꺼내왔다. 씻어서 껍질 벗기고 종종종 썰었다. 작품 준비 끝... 종종 감자를 넣고 남은 회들도 넣고 휘젓는다. 수재비로 하기엔 반죽이 너무 묽은 같아. 아니 더 큰일은 나 혼자 먹을 수재비로는 양이 너무 많아. 작품을 수정하여 부치개로 만들기로 하였다. 후라이팬 내어 놓고 식용유 붓는다. 식용유가 한쪽으로 쏠린다. 왜? 가스랜지가 한쪽으로 쏠렸다는 뜻이다. 이런 것을 그냥 쓰고 있었다니. 씽크대 발의 볼트를 풀어서 높이를 맞추었다. 이젠 진짜 준비 끝... 기름이 펄떡펄떡 아따따가... 뒤집기가 왜 이렇게 힘드남... 휴 다 구웠다. 온동네 기름이다. 반죽방울도 바닥에 듬성... 겨우 마무리하고... 밥 한그릇 퍼 놓고 김치 꺼내어 점심을 먹는다. 힘들여 만든 부치개는 반찬이 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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