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텃밭 이야기

참새

날마다 추억 2017. 8. 22. 13:21

2009.10.07. 07:19



모두들 잘 지내시죠?

이 글은 8월에 써 놓았는데 잊어먹고 이제 올립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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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마당은 참새 놀이터이다.

참새들을 보노라면 옛 생각도 떠오른다.

참새구이... 지금 보면 저렇게 작은 것을 어떻게 먹어?

추억을 생각하며 자연과 동화되어 참새와 같이 살려고 했다.

 

그런데 녀석들이 자꾸 괴롭힌다.

녀석들이 날아가다가 내 머리에 똥을 싸도 참는다.

내어 놓은 식탁 위에서 놀아도 좋다.

그러나...

녀석들은 모래욕이라고 하던데...

왜 하필 내가 생전 처음으로 기르는 채소 밭에 흙들을 자꾸 파해치느냐 말이다.

어린 배추, 상추에 흙들을 묻혀서 그냥 먹기 어렵게 만드느냐 말이얏.

 

그래서 흙바닥이 보이는 곳에는

망을 갖다 놓거나 돌맹이 혹은 뽑은 잡초들을 뿌려놓아 맨 흙이 보이지 않게 했다.

그러나 녀석들은 용하게도 빈 곳을 찾아서 흙파편을 사방에 날려 놓는다.

에이 같이 못 살 놈.

 

본의 아니게 복수를 하고야 말았다.

개집 근처에 파리 잡으려고 놓아 놓은 찐득이(끈적이?)에 녀석들이 붙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잡힌 것이 대여섯마리...

그렇게 붙은 것은 때어 주어도 살 수 없다.

일부러 잡은 것 아니다 머.

 

배추씨와 상추씨를 다시 파종했다.

이번엔 예쁘게 키우기 위해서

배추에 나비가 못 오도록, 상추엔 참새가 모래욕 못하도록

지상 20센티 정도 높이에 망을 덮었다.

별도로 참새 목욕하라고 스티로폴 박스에 모래 넣어서 옆에 놓아 두었다.

 

오늘 3일 정도 흘렀나?

에그그 바보 녀석들...

목욕하라고 목욕탕도 만들어 주었는데...

찐득이에 두마리 또 붙었네...

 

엣날 참새는 제법 통통했는데...

지금 저것들은 쓸모없는 참새시채일 뿐인데...

그래도 파리들은 구더기 슬어 놓구나...

왠지...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