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1. 22:48
마당 너른 집에 이사를 와서 매우 들떠 있었다. 우선 생각나는대로 시장에서 모종을 사와 주섬주섬 심었는데... 그중 수박도 두포기... 심었는데... 잘 자라 다오...
아뿔싸!!! 수박 한포기 그만 예취기로 댕강 치고 말았다. 아까운거... 한 포기라도 잘 키워야지... 그런데 곧은터 카페에서 들어보니 순지르기 어쩌고... 그래서 맞는지 어쩐지 몰라도 이미 많이 자란 어미순 지르기하고... 풀과 함께 뒤덮여 있는지라 보이는 부분 들여다 보니 매추리 알만한 수박 하나 열렸다. 올커니 잘 자라다오.
시장에 가져다 팔 것도 아니니 몇개 더 달려라고 빌었다. 예취기로 쳐버린 포기에서도 다시 순이 자란다. 그런데... 잎모양이 이상타. 초기에 잎은 원래 이렇게 피는가? 호박잎 같단 말이야. 매우 부드럽고...
그쪽은 너무 우거지고 다른 모종과 섞여서 잘 구분이 안되는지라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런데 수박줄기가 가늘고 검게 변하고... 이상타... 잎도 검은 반점이 생기며 시들해 보인다. 줄기의 시작 부분을 관찰해 보니 허거덕...
수박줄기의 10배 정도나 굵은 줄기가 하나 뻗어나와 이미 왕성하게 벽의 상단부까지 올라가고 있었다. 하얀 꽃도 하나 피운 것이 이미 지고 있었다. 박이었다. 이런 기생충 같으니... 가 아니고 박에 접붙인 수박이 이런 것이었구나.
부랴부랴 재 종을 키우려는 불쌍한 박순을 잘랐다. 미안하다 박순아. 난 수박이 먹고싶단 말이다. 예취기에 잘린 모종엔 박만 자라고... 남은 한포기에서도 박이 왕성하게 자랐으니... 올해 수박농사는 망친 것인가?
이제 시장에 수박모종은 나오지 않는다. 박농사만 짓고 말아야 하나...?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오호 통제라.
수박농사 망친 이야기 끝.
이글을 올리려고 다시 가서 보니 한 줄기에선 탁구공만한 수박 한덩이 달렸고 다른 한줄기는 비실대는 것이 이 줄기는 아무래도 결실을 보기는 힘들듯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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