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텃밭 이야기

올해 수박 농사 망쳤네

날마다 추억 2017. 8. 22. 13:14

2009.07.11. 22:48



마당 너른 집에 이사를 와서 매우 들떠 있었다.

우선 생각나는대로 시장에서 모종을 사와 주섬주섬 심었는데...

그중 수박도 두포기... 심었는데...

잘 자라 다오...

 

아뿔싸!!!

수박 한포기 그만 예취기로 댕강 치고 말았다.

아까운거... 한 포기라도 잘 키워야지...

그런데 곧은터 카페에서 들어보니 순지르기 어쩌고...

그래서 맞는지 어쩐지 몰라도 이미 많이 자란 어미순 지르기하고...

풀과 함께 뒤덮여 있는지라 보이는 부분 들여다 보니

매추리 알만한 수박 하나 열렸다.

올커니 잘 자라다오.

 

시장에 가져다 팔 것도 아니니 몇개 더 달려라고 빌었다.

예취기로 쳐버린 포기에서도 다시 순이 자란다.

그런데... 잎모양이 이상타. 초기에 잎은 원래 이렇게 피는가?

호박잎 같단 말이야. 매우 부드럽고...

 

그쪽은 너무 우거지고 다른 모종과 섞여서 잘 구분이 안되는지라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런데 수박줄기가 가늘고 검게 변하고... 이상타...

잎도 검은 반점이 생기며 시들해 보인다.

줄기의 시작 부분을 관찰해 보니 허거덕...

 

수박줄기의 10배 정도나 굵은 줄기가 하나 뻗어나와 이미 왕성하게 벽의 상단부까지 올라가고 있었다.

하얀 꽃도 하나 피운 것이 이미 지고 있었다.

박이었다. 이런 기생충 같으니... 가 아니고

박에 접붙인 수박이 이런 것이었구나.

 

부랴부랴 재 종을 키우려는 불쌍한 박순을 잘랐다.

미안하다 박순아. 난 수박이 먹고싶단 말이다.

예취기에 잘린 모종엔 박만 자라고...

남은 한포기에서도 박이 왕성하게 자랐으니...

올해 수박농사는 망친 것인가?

 

이제 시장에 수박모종은 나오지 않는다.

박농사만 짓고 말아야 하나...?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오호 통제라.

 

수박농사 망친 이야기 끝.

 

이글을 올리려고 다시 가서 보니

한 줄기에선 탁구공만한 수박 한덩이 달렸고

다른 한줄기는 비실대는 것이

이 줄기는 아무래도 결실을 보기는 힘들듯

아오.......

 

 

 

 

   

 
 ###                            09.07.11. 23:55
ㅎㅎㅎㅎ수박농사는 망첬지만 박농사는 풍년이네요...수박도 집에서 키워보면 알이 굵지는 않더라구요...내년엔 차라리 참외를 사다심어보세요 잘 열립니다
 
 ***                            09.07.12. 12:36
그래도 수박 키워보고 싶군요. 어릴적 수박밭 옆을 지나면서 한번쯤 서리를 생각했던 기억이...
 
 ###                            09.07.13. 01:39
그러시면 도전해보세요...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신선한 설레임을 주지요 .. 수박은 곁순을 따고 참외는 원순을 따주시면 열매가 커진다고 합니다
 
 
 ####                            09.07.12. 08:19
수박 농사는 힘이들고 따 먹을수있기란 더 어려우니 연산님 이야기처럼 참외나 도마도 같은것을 심는거이 좋을듯 합니다.
 
 ***                            09.07.12. 12:39
옛 생각을 하며 땅의 위력에 세삼 감사를 느끼며... 속이지 않는 땅에 대한 경외심에 더욱 수박을 키워보고 싶네요. ㅎ
 
 
 ###(##)                            09.07.12. 11:17
그래도 박나물도 맛있는데 자르지말고 그냥 두시지 아까워요.. ㅎㅎ 한덩이달린수박이 엄청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비실한넘들도 벌떡 일어서구요..~~
 
 ***                            09.07.12. 12:37
덕담 감사히 받겠습니다. 매우 커지면 님을 불러 같이 먹겠습니다. ㅎㅎ 울 친구 처가가 신안인데... 신안군에 계신가보죠?
 
 ###(##)                            09.07.13. 06:37
네.. 신안군 신의도라는곳에 삽니다.. 수박 안먹어도 배가부릅니다.. 그나저나 비피해없으시길 빕니다. 좋은한주시작하시구요..
 
 
 ####(###)                            09.07.12. 17:55
박을 잘 키워보세요 . 혹시 흥부네 박처럼 값진 보물이 가득 할지 . 아님 행복이 가득할 지 ...!
 
 ***                            09.07.12. 22:18
그렇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박이라도 키워볼걸 그만 싹뚝 했으니... 탁구공만한 그놈도 검은 점이 생기군요... 이거 잘 자랄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                            09.07.13. 13:08
ㅎㅎ 수박 모종 두포기로 너무 떠들죠?
 
 
 #####                            09.07.14. 17:13
난 깜짝 놀랬어요 진 짜 농부가 .. 두포기 그정도야 ㅎㅎㅎ
 
 ***                            09.07.15. 22:06
그래도 저는 회심의 작품이었답니다. 제목이 거창했죠??? ㅎㅎ
 
 
 ###                            09.07.15. 09:00
전올해 호박 농사 망쳤습니다...한포기 낫으로 홀랑 잡초 제거 하다가...속이 얼마나 쓰리던지..ㅎㅎ
 
 ***                            09.07.15. 22:05
님은 저의 맘 알겠군요... 어쩌나 호박 농사 망하셔서... 동병상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