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같은 영혼이라면...
호박은 호박이다. 표없이 무덤덤한 사람들을 호박으로 비유한다. 호박은 호박같이 커서 우리에게 친근하다.
호박은 참 착하다. 어릴 땐 가지 가지 자기 손을 때어서 음식을 만들어 주고 꽃대도 여린 가지 잘라다가 밥위에 쪄서 간 맞추어 맛있게 하여준다.
호박은 너무 착하다. 태양을 받아 열매를 맺어야 하지만 자기의 여린 잎도 우리에게 제공한다. 호박잎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호박쌈은 지금도 즐긴다.
호박은 또 착하다. 그렇게 잘리고 어렵게 자기를 키우면서 그 실과조차도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호박... 호박같은 아무 소리 들어도 호박은 암 소리 않는다. 다만 묵묵히 희생한다. 호박은 감초처럼 온갖 음식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면서도 호박이라고 소리 듣는다.
호박은 자기의 영혼조차도 준다. 마지막 자기의 씨조차도 우리에게 준다. 아.. 호박씨 까지 마라... 이런 소리 들으면서도 아무소리 않는다.
호박... 호박은 인간에게 호박같을지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