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6.09
이렇게 하여 바둑에 입문을 하게 되는데
상대 돌 한 점을 들어내기 위해서는 내 돌이 네 개가 들어간다.
내가 네 개 놓을 동안 상대가 가만있을 리가 없지.
도망을 가면 속수무책이야.
초기에는 아다리 라고하는 일본용어를 썼는데 단수라는 말인데
하나만 더 놓으면 따먹겠다는 뜻으로 고수들은 이 말을 안 한다.
상대가 알아서 할 일이니까...
그러나 중급들은 단수 말 안하고 따먹는다고
무척 싸우는 것을 많이 본다.
중급들은 단수를 불러줘야 맞는 것으로 생각들을 많이 한다.
원칙은 안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초보 때는 말을 안 한다.
상대가 알면 겨우 포위했는데 달아날까봐 두려워 숨을 죽이고 기다린다.
새끼 호랑이가 먹이 사냥을 하기위해 웅크려 있듯이
서로 호시탐탐 노리면서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요행히 한 점을 따게 되면 ㅎㅎ 기쁘기 그지없다.
집이 누가 더 많고도 계산이 잘 안 된다.
목적은 오로지 상대의 돌을 들어내는 데에 있으니까.
이런 시절이 지나면서
신기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장문이라는 것이다.
그 전에는 그렇게도 잡으려고 따라다녀 봤지만
요리 조리 도망가던 것이
햐 요런 장문으로 인해 꼼짝 못하고 잡힌 것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장문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고수가 되어도 쓰여지는 장문은 많다.
이 장문의 발견은 바둑의 유혹으로 빠져드는 수순이기도 하다.
바둑의 조화를 발견하는 순간이기도 해서
집에 들어와서 누워있으면
천정에서 바둑판이 왔다갔다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다시 대단한 발견을 하게 된다.
어 아무리 도망가도 계속 단수를 칠 수가 있네.
이게 그 유명한 축이다.
바둑과 축은
축과 바둑은
바둑의 묘미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이다.
축은 아주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자칫하면 생각지도 않던 축으로 해서 귀종한 요석을 뺏기게 되며...
어떤 분은 서로 고집스럽게 이쪽에서 저쪽까지 다 놓아보고
허탈하게 들여다 보거나
그 상대는 흡족한 미소로 응수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수를 모르면 놓아봐야지 머...
조금 상수인데도 잘못 읽어서 놓아봐야 겨우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다.
그 나가는 길에 얽혀있는 돌들에 따라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참 축의 묘미는 과연 흥미진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일본의 어떤 바둑책에는
축으로 전판을 매운 그런 것이 게재된 책도 볼 수 있다.
물론 축의 묘미를 다루기 위하여 만들어 본 것이지만
앞으로 다른 것도 많지만...
축을 알고부터는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축에만 걸려 준다면 장문은 몇 수가 투자된 것이라도 있지만
축은 뱀이 구불구불 가듯 가는 머리를 때리면 꼬부려서 우측
또 때리면 꼬부려서 좌측...
좌우지간 축을 모는 재미는 참 즐겁다.
서로 자기가 본 수가 옳다고 생각하고 나갈 때만은 서로가 기분 좋다.
그러나 한 쪽은 코피가 터지고...
그 타격은 워낙 커서 아마 그것으로 판은 끝날 것이다.
아직 초보라면 괜찮다.
따 낸 돌 속에 또 들어가서도 전투가 계속되니까.
참 재미있는 장면이쥐
#### 04.06.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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